이달내 개최는 현실적으로 무리… 11월 美중간선거 이후 이뤄질 듯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7일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 문제를 논의했지만 시기와 장소를 확정하지는 못 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저녁 서울에 도착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 개최키로 김 위원장과 의견을 모았다"면서도 "실무협상단을 구성해 미·북 정상회담 일정 등을 빠른 시일 내에 협의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는 11월 이후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10월이 24일밖에 남지 않아 아무리 준비를 서둘러도 이달 안에 정상회담을 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11월 6일 미국 중간선거가 예정돼 있어 백악관이 다른 사안에 역량을 집중할 수 없다는 현실적 문제도 있다.

이런 점들 때문에 미국 측은 그동안 중간선거 이후에 한국과 미국을 제외한 유럽 등 제3국에서 만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달 24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아마 (6·12 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가 아닌) 다른 장소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비핵화 실무 협상 장소로 제안했던 오스트리아 빈이나 1차 미·북 회담 때 검토된 바 있는 스위스·스웨덴 등이 후보지로 거론돼 왔다. 다만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가 있는 빈은 '핵 신고·검증'을 연상시키는 상징성이 커 북한이 거부감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회담 때 김정은에게 백악관 초청 의사를 밝힌 만큼 김정은이 미국을 방문하는 것도 원칙적으로는 가능하다. 그러나 북측이 미국행에 불안감을 갖고 있고 워싱턴 정가의 부정적 평가도 고려해야 한다.

김정은이 지난달 남북 정상회담에서 '연내 서울 답방'을 언급한 만큼 11월 말이나 12월 판문점 또는 서울에서 남·북·미 3자 회담을 하는 방안도 계속 거론된다. 하지만 '주인공'이 되고 싶어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수용할지 미지수다. 이처럼 여러 고려 사항이 얽혀 있어 폼페이오 장관은 방북 전 "복잡한 일정(scheduling)과 수송(logistics) 문제들을 평양에 있는 몇 시간 동안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0/08/201810080020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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