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 "한미동맹 갈라치기 술책"
손턴 "北, 국제사회 분열 달인"
 

웨인 에어 유엔사 부사령관(왼쪽), 수전 손턴 前차관보 대행
웨인 에어 유엔사 부사령관(왼쪽), 수전 손턴 前차관보 대행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종전 선언에 대해 웨인 에어 유엔군사령부 부사령관이 "주한미군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위험한 비탈길(slippery slope)이 될 것"이라고 공개 우려 입장을 밝혔다. 또 수전 손턴 전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대행도 "북한은 국제사회를 분열시키는 데 달인(master)"이라며 북한과의 '신중한 협상'을 주문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에어 유엔사 부사령관은 지난 5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 DC의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북한이 왜 그렇게 열심히 종전 선언을 추진하는지 의문을 품어야 한다"며 '위험한 비탈길'을 언급했다. 그는 종전 선언이 한·미 동맹을 분열시키고 한국에 주둔 중인 약 2만8500명의 주한미군 철수를 보장하는 일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에어 부사령관은 캐나다군 중장으로는 처음으로 지난 5월 한반도 정전 체제 유지·관리 책임을 맡는 유엔사 부사령관에 임명됐다.

유엔사는 그동안 반미(反美) 감정이나 외교적 갈등을 우려해 우리 정부의 정책에 대해 언급하거나 남북 관계 이슈에 대해 논평하는 일을 자제해 왔다. 종전 선언 추진은 현재 문재인 정부의 역점 안보 정책이란 점에서 에어 부사령관의 발언은 이례적이다.

에어 부사령관은 "낙관론자들은 김 위원장이 자신의 행로를 바꾸고 새로운 접근법을 취하려고 북한 내부용으로 종전 선언을 필요로 한다고 말하지만, 비관론자들은 그것을 동맹을 갈라놓으려는 또 다른 술책(ploy)이라고 말한다"고 했다. 그는 현재 화해와 타협의 분위기 덕분에 항구적 평화로 가는 절차에 대한 희망이 생겼다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을 '동맹 갈라치기 명수(experts at separating allies)'로 표현했다. 같은 세미나에 참석한 손턴 전 동아태 담당 차관보 대 행은 "북한이 국제사회를 분열시키는 건 매우 쉬운 일"이라며 "(북한 핵실험으로 인한) 국제사회의 최대의 대북 압박 정책에서도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했다. 북한이 대북 제재가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도 중국, 러시아뿐 아니라 한국과도 관계를 개선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미국이 북한에 사용할 지렛대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어려운 협상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0/08/20181008002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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