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방북결과, 둘만 있을때 말씀드리죠"

문재인 대통령은 7일 당일치기로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온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청와대에서 접견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김정은을 면담한 지 4시간여 만이다. 문 대통령은 당초 강경화 외교장관과 폼페이오 장관의 만찬 뒤 만날 것으로 알려졌지만, 시간을 2시간여 앞당긴 것이다. 그만큼 이번 방북에 대한 관심이 컸다는 얘기다. 두 사람은 이번 방북 결과에 대해 40분간 의견을 나눴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면담 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미·북이 2차 미북 정상회담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 개최키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미·북이 실무 협상단을 만들어 2차 미·북 정상회담과 함께 북한이 취할 비핵화 조치와 이에 대한 미국의 상응 조치를 협의하기로 했다는 사실도 청와대가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언론 카메라들이 많이 있으니 (방북) 결과에 대해 공개할 수 있다면 말씀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에 폼페이오 장관은 "여러 가지 다양한 말씀을 드릴 수가 없다. 나중에 둘만 있을 때 더 자세히 말하겠다"고 했다. 미·북 간 구체적 비핵화 논의 내용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대신 김 위원장과의 면담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오늘 북한을 방문해 상당히 좋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께서 말했지만, 아직 우리는 할 일이 상당히 많다"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문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제가 오늘 북한을 방문한 다음 바로 이곳을 방문한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한국이 비핵화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평양을 방문해 남북 정상회담을 갖고 교착 상태에 있던 미·북 간 비핵화 협상에 물꼬를 텄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해달라고 했다"며 "문 대통령과 한국은 여기까지 오는 데 상당히 많은 역할을 했고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여러 가지 일을 했다. 감사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은 미국과 남북한 모두에게 아주 중요한 날"이라며 "장관께서 오전에 북한을 방문하고 방북이 끝나는 대로 곧바로 한국에 와서 이렇게 결과를 공유해주신 것에 대해 깊이 감사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그리고 곧 있을 2차 미·북 정상회담은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과정)에 되돌아갈 수 없는 결정적 진전을 만드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2차 미·북 정상회담이 큰 성공을 거두길 희망한다"고 했다. 이어 "그 과정에 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폼페이오 장관 면담에는 한국에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정원장, 강경화 외교장관이, 미국에선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해리 해리스 주한 미 대사 등이 배석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청와대 면담 이후 강경화 외교장관과 만찬을 했고, 8일 오전 중국으로 떠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