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식당서 대북경협 논의, 2002년 中당국에 탈세로 구속
 

양빈

지난 2002년 김정일에 의해 신의주 경제특구 개발 책임자로 전격 발탁됐다가 중국 당국에 구속되며 일주일 만에 낙마했던 양빈(楊斌·55·사진) 전 중국 어우야(歐亞)그룹 회장이 최근 대만을 찾아 대북 경협 문제를 논의했다고 대만 빈과일보가 지난 2일 보도했다. 그가 대외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16년 만이다.

보도에 따르면, 양빈은 지난 1일 오후 6시부터 타이베이 시내의 한 고급 훠궈식당에서 현지 재계 인사들과 만찬을 했다. 리덩후이 전 대만 총통의 측근이었던 류타이잉 전 중화개발금융공사 이사장이 주최한 이 자리에는 천민쉰 전 타이베이 101타워 회장, 셰진허 비즈니스투데이 발행인 등 7~8명의 대만 재계 유력 인사가 참석했다. "한국의 롯데그룹, 말레이시아의 겐팅그룹 관계자도 참석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셰진허 발행인은 "오는 27일 시찰단과 함께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모임 목적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북한은 2002년 9월 신의주 경제특구 신설을 전격 발표하고, 초대 행정장관으로 당시 중국 제2의 갑부였던 양빈을 발탁했다. 네덜란드 국적의 중국 인인 그는 당시 39세였다. 양빈은 행정장관 발탁 이후 해외 언론 인터뷰에서 "김정일 장군에게 충성을 맹세했다"며 "이제 나는 김 장군의 아들"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그러나 북한의 발표 일주일 만에 그를 탈세 혐의로 구속했고, 신의주 특구 프로젝트도 '없던 일'이 됐다. 2003년 중국 법원에서 18년 형이 확정된 그는 2016년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0/05/201810050033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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