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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규] 자유 인권 비핵화를 말하면 反統一인가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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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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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원칙 맞게 통일 추진해야 공동 번영과 평화 가능해
北 주민 삶·인권 내팽개친 김씨 왕조 체제는 대안 못 돼
 

배성규 정치부장
배성규 정치부장

최근 청와대와 여권이 2014년 조선일보의 '통일이 미래다' 기획을 겨냥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과거 통일은 대박이라고 했던 사람들이 정권 바뀌니 정반대 비난을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통일 대박론을 들고나왔을 때 '통일이 미래다' 시리즈로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했다"고 했다. 같은 당 송영길 의원이 국회에서 "지금은 왜 이런 보도가 안 나올까요"라고 하자, 이낙연 총리는 "통일을 갈망했던 분들이 왜 평화는 한사코 반대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본지가 과거와 달리 통일에 반대하고, 정부의 대북 정책을 따르지 않는 '반(反)통일 반(反)평화 세력'이라고 주장하려는 것 같다.

하지만 이는 '팩트의 오류'다. 기자는 5년 전 외교안보팀장으로 현장에서 통일 관련 보도를 기획했다. 아직도 책상 한편엔 당시 신문과 취재 자료가 쌓여 있다. 조선일보는 예나 지금이나 통일과 평화에 반대한 적이 없다. 비핵화와 자유민주주의를 전제로 한 통일을 일관되게 얘기해 왔다.

2013년 8월부터 '통일이 미래다'를 준비할 당시 김정은의 폭주와 장성택 처형으로 통일론은 극도로 위축됐다. 이런 상황에서 통일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해 국내외 대북·경제·안보 전문가와 기업인들을 만나 치열한 토론과 고민을 거쳤다. 어려울 때 준비해야 눈사태처럼 닥칠 통일을 맞을 수 있다는 취지였다.

조선일보가 박근혜 정부의 통일 대박론에 편승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 박 전 대통령의 '통일 대박'은 2014년 1월 6일 본지 시리즈 4편이 나온 날 신년 회견에서 돌발적으로 나왔다. 박근혜 정부의 통일 관심이 식었을 때도 본지는 '유라시아와 한·중·일 통일 대장정' '탈북자 통일나눔 아카데미' '통일나눔펀드 운동' 등을 쉼 없이 펼쳤고 최근에는 해외 통일나눔 아카데미를 열었다.

통일 기획을 하면서 가장 큰 고민은 북핵이었다. 2014년 초 '통일이 미래다' 8편에서 농부와 호랑이 우화를 소개했다. 호랑이는 농부에게 딸과 혼인시켜 주면 이빨을 뽑겠다고 한다. 하지만 이빨을 놔두면 딸도 빼앗기고 농부 목숨도 위험해진다. 지금 호랑이 이빨은 더 날카로워졌다. 핵 개발을 끝낸 북한이 핵 일부를 숨기더라도 알기 어렵게 됐다. 호랑이 이빨 전체를 정밀 검증해야 하는 이유다. 북핵을 이고는 평화와 통일로 나아가기 어렵다. 호랑이 이빨을 뽑는 '철저한 비핵화'를 하자는 게 어떻게 반통일인가.

통일은 헌법 원칙에 맞아야 한다.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질서 아래 추진해야 한다. 그래야 공동 번영이 가능하다. 주민의 삶과 인권은 내팽개친 채 핵 개발에 몰두한 김씨 세습 왕조 체제가 대안이 될 수는 없다. 더구나 지금은 5년 전과 달리 북의 핵·미사일 도발로 대북 지원과 경협이 불가능하다. 이런 점을 지적한다고 반통일로 몬다면 언론보고 아예 눈감으란 얘기인가.

올해 세 번의 남북 정상회담은 물론 향후 남북, 미·북 정상회담은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를 이끌어 내는 자리가 돼야 한다. 그렇게 해서 북한을 개혁·개방과 민주주의 시장경제로 이끌 수 있다면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공유하는 통일 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

만약 이런 지적이 잘못됐다고 한다면 정부·여당의 대북·통일 정책에 근본적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정부는 얼마 전까지 '남북이 함께 살든 따로 살든'이라는 논리로 통일 문제를 비켜가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해외에선 정부가 북한 인권을 외면한다고 지적한다. 언론에 화살을 돌리기 전에 이 문제부터 깊이 고민해 보는 게 순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0/04/201810040420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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