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에 오른 남과 북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내외가 20일 오전 백두산 천지에서 손을 잡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사람들이 중국 쪽으로 백두산에 갈 때 나는 ‘반드시 우리 땅으로 오르겠다’고 다짐했는데, 소원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 주민들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께 백두산에 오른 것을 보고 당국의 선전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2일 보도했다.

RFA는 "문 대통령과 김정은의 백두산 동반 등정을 두고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통일을 위한 행보라는 평가가 있기도 하지만 남한 대통령이 김씨 일가의 우상화를 도와준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는 북한 소식통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한 소식통은 "분단 70여 년이 흐르면서 통일에 대해 갖가지 방안들이 수두룩하게 나왔지만 한 번도 제대로 된 해결방안이 나온 적이 없었다"며 "김대중·노무현 정권 때에도 통일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열망은 매우 높았지만 언제나 사상과 제도의 장벽으로 희망이 무너져 내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RFA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 가운데는 당국의 선전에 동조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일부 주민들은 70대의 미국 대통령도, 60대의 한국 대통령도 30대의 젊은 김정은에게 허리를 굽혔다고 주장한다"며 "이런 주장은 ‘세계적인 지도자들이 김정은의 탁월한 전략과 위대성을 높이 칭송하고 있다는 당국의 선전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남북 수뇌의 백두산 동반 등정은 ‘백두에서 한라까지’라는 우리의 통일 염원을 반증해주는 큰 사건"이라며 "만약 우리에게 핵무력이 없었다면 미국이나 남한이 우리를 이처럼 대접하겠느냐는 주장이 힘을 얻는 분위기"라고 RFA에 전했다.

이어 "남한 대통령이 김정은과 함께 백두산에 올라간 행동은 북한 주민들이 김정은에게 품고 있던 불신과 섭섭한 감정을 어느 정도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했다"며 "남북 정상이 백두산에 함께 오른 것이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김정은의 위상을 한껏 세워줬고 주민들에게 경제발전과 북한 주도의 통일에 대한 희망을 준 셈"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0/02/2018100201813.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