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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근] 김정은과 金日成의 평화는 과연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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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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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남조선 해방이 평화" 주장, 韓·美 동맹 허무는 것이 北 목표
평화 지키는 건 의지 아니라 능력… 섣불리 안전장치 허물어선 안 돼
 

이춘근 한국국가전략포럼 연구위원
이춘근 한국국가전략포럼 연구위원

금년 1월 1일 김정은은 자신의 사무실에는 언제라도 미국을 핵 공격할 수 있는 핵 단추가 놓여 있다고 말했고 트럼프는 자신의 핵 단추가 훨씬 크고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 것이라고 되받아쳤다.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가 존재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은 지금, 한반도에는 평화의 '언어'와 '무드'가 난무하고 있다. 거의 모든 담론이 평화에서 출발하고 평화로 귀결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한반도에 진짜 평화가 오기는 한 것인가? 휴전선 부근에서 군사훈련을 하지 않아도 되고, NLL에서 물러나도 되고, 휴전선 부근을 항공정찰해야 할 필요도 없게 된 걸까? 북한은 진정 핵을 포기하기로 결심한 것일까?

한국의 지도자들은 북한 핵 문제를 미국과 북한 사이의 문제처럼 말하는 버릇이 있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 여부를 궁극적으로 판단할 나라는 미국임을 인정하고 말았다. 그런데 '우리민족끼리'를 말한다면 이는 자가당착이 되고 만다. 유쾌하지 않지만 현재 미국의 분위기는 '한반도에는 아직 평화가 오지 않았다'이다. 미국은 비핵화를 향한 북한의 '의지' 특히 '행동'을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였으니 미국도 상응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올바른 전략은 상대방의 '의지'보다는 '능력'에 초점을 맞춘다. 선의를 갖고 있다 해도 칼을 든 상대방은 믿을 수 없다. 미국이 집요하게 칼(핵무기)을 포기한 이후에만 제재를 풀 수 있다고 말하는 이유다.

'전쟁의 원인'을 쓴 블레이니(Geoffrey Blainey)는 이 책 1장의 제목을 '난해한 평화'로 붙였다. 그는 '평화가 정상적인 상태라는 널리 퍼진 가정은 전혀 진실이 아니다'며 '평화보다는 전쟁이 오히려 더욱 정상적인 국제정치 상황'이라고 말한다. 또 '관대한 평화조약은 곧이어 다른 전쟁을 수반하는 것이 보통'이었다며 가혹하고도 징벌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되는 조약이 체결된 뒤에 도래한 평화가 오히려 그 지속 기간이 길었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자신이 산 이전 시대의 모든 전쟁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리처드슨(Lewis Richardson)은 공통의 언어를 사용하는 (같은) 민족들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통계적인 증거를 발견할 수 없었다. 전쟁과 평화에 관한 훌륭한 이론들은 우리가 지금 이야기하는 '우리민족끼리' '종전 선언' 그리고 '평화' 등이 얼마나 희박한 학술적인 근거에 기초한 것인지를 말해 준다.

무엇보다 난해한 것은 현재 한반도에서 평화라는 개념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여부다. 1950년 6월 25일 북한이 무력 침략을 도발한 후 휴전협정 체결 때(1953년)까지 한반도의 역사는 '전쟁' 이었다. 그 이후 오늘까지 65년 동안의 한반도 역사는 '전쟁'이었나 '평화'였나? 2000년 6월 평양을 방문한 직후 김대중 대통령은 "이제 한반도에 전쟁은 없다"고 말했는데 이후 18년 동안 우리 역사는 '전쟁' 혹은 '평화'였나? 올 늦은 봄 이후 갑자기 운위된 '평화'는 무엇이 어떻게 다른 것인가?

국제정치학에서 평화는 '전쟁이 없는 상태'다. 이상주의자들이 말하는 '양(羊)과 사자가 함께 노니는 평화의 세상'은 현실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다. 평화는 '지키는' 것이다. 한·미 동맹과 더 이상 '양'이기를 거부한 대한민국의 힘의 증강 노력은 지난 65년 동안 북한의 도발 의지를 꺾음으로 지켜온 한반도 평화의 관건이었다. 이런 안전장치를 허무는 것이 북한 핵전략의 최종 목표다. 김일성은 "남조선을 해방하고 조국을 통일하기 전 우리에게는 평화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지금 우리가 취해 있는 한반도의 평화는 김정은의 할아버지가 말한 것과 같은 것인가 혹은 아닌가? 한국전쟁 이후 65년 동안 증명된 한반도 평화를 지켜온 안전장치들을 섣불리 허무는 우(愚)를 범하면 안 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9/30/201809300218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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