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금지 품목으로 지정된 북한 제품이 중국 시장에서 대량으로 거래되며 북·중 국경 밀수가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고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7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대북 제재 이행에 소홀하고 당국이 개인사업자로 위장해 국경 밀수를 주도하면서 밀무역이 성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길림성 훈춘시의 한 소식통은 RFA에 "요즘 훈춘 장마당(시장)에 북한산 상품이 많이 나와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며 "제재 품목도 버젓이 팔려 중국 정부가 대북 제재를 지키고 있는지 의심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중국 단둥에 있는 북한 상품 전문 판매점에 진열된 북한산 화장품. /미 자유아시아방송(RFA)

중국 통관이 금지된 것으로 알려진 북한산 수산물 등도 중국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훈춘 장마당에 나온 북한산 상품은 수산물·약초·화장품·수공예품 등 종류도 다양하다"며 "중국 세관이 통관을 엄격히 금지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산 게와 낙지가 9월 9일 국경절이 지나고 나서 중국 시장에서 대량으로 팔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산을 북한산으로 둔갑시킨다는 오해도 있는데, 수산물을 자세히 살펴보면 북한산인 것을 바로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가 대북 제재 이행에 동참한 지난해만 해도 북한산 제품이 중국에 들어가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중국 시장에 북한산 제품이 많이 나오자 중국 세관 당국을 둘러싼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고 RFA는 전했다.

소식통은 "지난해 말부터 중국 정부가 대북 제재를 강하게 적용하면서 북한산 해산물과 철제품, 광물이 중국에 들어오지 못했다"며 "요즘 갑자기 시장에 북한산 해산물이 밀려들면서 중국 세관 당국에 관한 의혹이 일고 있다"고 했다. 국경 세관을 통하지 않고서는 갑자기 이렇게 많은 북한산 해산물이 장마당에 나올 수 없기 때문이란 것이다.

이는 중국 당국이 북·중 국경 밀수를 막지 않기 때문이란 주장도 나왔다. 중국 연길시의 소식통은 RFA에 "요즘 들어 시장에 북한 상품이 많이 나오고 있고 장사꾼도 밀수품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언제부터 밀수 단속이 풀렸는지 는 설명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북한 상품을 파는 상인은 대개 북한 밀수꾼과 연결돼 있으며 중국 당국이 직접 주도한다는 분석도 있다. 소식통은 "개인 밀수는 극소수며 대부분 개인사업자로 위장한 군부대나 국가무역기관 성원이 밀수를 주도한다"고 했다. 또 "중국이 대북 제재를 제대로 시행한다지만 국경 지역 밀수 행위까지 적극적으로 막는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9/28/201809280038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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