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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선] 동맹엔 느슨하고 北核엔 느긋해진 트럼프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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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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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부 최고 관심사는 북한의 '核 신고' 여부
"비핵화 2년, 3년 문제 안 돼" 트럼프의 '속마음' 뭘까
 

강인선 워싱턴지국장
강인선 워싱턴지국장
요즘 미·북은 서로의 협상 창구를 불신하는 것 같다. 트럼프 행정부는 김영철 북한 통전부장을 껄끄러워하고, 북한 김정은은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못 미더워한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에 온 리용호 외무상에게 굳이 공개 초대장을 보낸 배경엔 거친 강경파 김영철과 협상하기 쉽지 않은 이유도 있을 것이다.

김정은으로선 폼페이오가 트럼프와 다른 말을 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한없이 호의적인데, 정작 폼페이오는 '핵 신고서 내라, 비핵화 시간표 만들라'며 다그치니 헷갈리는 것이다. 그래서 김정은은 트럼프에게 수시로 직접 편지 쓰는 방식을 택했을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는 상충하는 입장을 한 바구니에 담는 스타일이다. 김정은에게 우방 지도자들에게조차 쓰지 않는 다정한 표현을 쓰면서도, '비핵화'와 '제재'는 그대로 유지한다.

최근 김정은이 "비핵화 의지를 의심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트럼프에게 전달한 후, 워싱턴에선 "의지를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는 분위기이다. 영변 핵시설을 완전히 부수든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국외로 반출하든지, 핵 신고를 하라는 것이다.

특히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예고된 후 워싱턴의 최대 관심사는 북한이 핵 신고를 할 것인가 여부이다. 비핵화를 하려면 핵 신고를 해야 한다. 그래야 사찰이 가능하고 비핵화를 진전시킬 수 있다. 하지만 핵 신고·사찰은 30년 가까운 북핵 위기 동안 제대로 실행된 적이 없다. 트럼프 행정부는 취임 초 이전 정부의 북핵 정책을 검토한 후 가장 어려운 부분인 핵 신고부터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핵 신고 없이는 미·북 간에 어떤 진전이 이뤄져도 비핵화로 이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첫 핵 신고 경험을 돌아보면 북한으로서도 쉬운 결단은 아닐 것이다. 1992년 한·미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팀스피릿 군사훈련을 일시 중지했다. 김일성이 "침략을 위한 최종 훈련"이라고 말하며 분노로 손을 떨었을 정도로 싫어했던 훈련이었다. 대신 북한은 영변 핵시설에 대한 사찰을 허용했다. 북한은 보고서에서 실험용으로 한 번 추출한 플루토늄 90g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하지만 국제원자력기구(IAEA) 조사 결과 북한의 플루토늄 추출량은 훨씬 더 많았다. 북한의 은폐 기도는 무기 개발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한·미는 팀스피릿 훈련 재개를 선언했고, 1993년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해 1차 북핵 위기가 촉발됐다.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곧 열린다. 1차 싱가포르 회담 때처럼 극적이진 않겠지만 여전히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화려한 이벤트일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핵 신고를 결심하기 전까지는 비핵화의 입구에 들어섰다고 보기 어렵다.

1993년 시작된 1차 북핵 위기가 제네바 합의로 마무리되기까지 약 1년 7개월이 걸렸다. 2002년 시작된 2차 위기는 9·19 공동성명이 나오는 데 약 3년이 걸렸다. 하지만 오랜 협상 끝에 도달한 합의가 북한을 비핵화하는 데 실패했음을 인정하고 난 후에 보면 어김없이 북한 핵 능력은 신장돼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뉴욕 기자회견에서 "시간 싸움하지 않겠다. (비핵화가) 2년이든 3년이든 문제가 안 된다"고 했다. 장기 과제로 추진한다는 건지, 결과에 큰 기대를 하지 않겠다는 건지 불명확하다. 대신 일시 중단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값비싼 워 게임(war game)'으로 보는 시각은 여전했다. 오랜만에 기자회견장에 선 트럼프가 동맹에 대해선 더 느슨해지고, 북핵에 대해선 더 느긋해진 것처럼 보인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9/27/201809270359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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