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방미]
文대통령 '김정은 발언' 직접 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많은 세계인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여러 조치에도 여전히 '북한을 믿지 못하겠다' '속임수다' '시간 끌기다'고 말하는 걸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전했다. 김정은은 이어 "지금 이 상황 속에서 속임수를 쓰거나 시간 끌기를 해서 도대체 북한이 얻을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는가. 그렇게 되면 미국이 강력하게 보복할 텐데 그 보복을 북한이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는가. 이번에야말로 북한의 진정성을 믿어 달라"고 말했다고 문 대통령은 덧붙였다.

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미국외교협회(CFR) 연설에서 김정은의 개혁·개방 의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 같은 김정은의 육성(肉聲)을 소개했다. 김정은의 언급은 지난 18~20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기간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어 "나의 주관적 판단뿐만 아니라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만나본 폼페이오 (국무)장관이나 트럼프 대통령도 그의 진정성을 믿기 때문에 2차 북·미 정상회담뿐만 아니라 북·미 대화의 결실을 이루기 위해 지속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은 나이가 젊지만 아주 솔직 담백하고, 연장자를 예우하는 예의도 갖추고 있다"며 "북한을 경제적으로 발전시켜야겠다는 의욕이 아주 강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핵을 포기하더라도 미국이 북한의 안전을 제대로 보장해 주면서 북한의 경제 발전을 위해서 지원해 준다면, 김정은 위원장은 경제 발전을 위해서 얼마든지 핵을 포기할 수 있는 진정성을 가지고 있다고 나는 믿는다"고 말했다.

전직 고위 외교관은 "미국 조야(朝野)에선 문 대통령이 김정은과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자라기보다는 김정은의 대변인 역할을 자처한다고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선전·선동과 기만술에 능한 김정은이 어떤 의도로 저런 말을 흘린 건지 곰곰이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9/27/201809270024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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