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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회담 주변의 이상한 풍경들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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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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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19일 밤 '빛나는 조국' 대집단체조를 관람한 뒤 경기장에 모인 15만 평양 시민에게 인사말을 하면서 "(평양에서) 어려운 시절에도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고 끝끝내 스스로 일어나고자 하는 불굴의 용기를 보았다"고 했다. 북이 어려운 시절을 겪은 것은 김씨 왕조의 폐쇄 경제에 핵 개발로 대북 제재를 자초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수십만 이상의 주민이 굶어 죽었다. 북핵의 최대 피해자인 한국 대통령이 이것을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고…불굴의 용기"라고 한다면 한국 국민과 죽은 북한 주민은 뭐가 되나. 문 대통령은 스스로를 '남쪽 대통령'이라고 했는데 대한민국은 이렇게 국호 아닌 '방향'으로 불려야 할 나라가 아니다. 김정은을 협상 상대자로 예우할 수는 있지만 수많은 반인도적 잔학 행위를 저지른 그에게 찬사까지 보내야 하나.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북측 사람들에게 "우리가 정권을 뺏기는 바람에 남북 관계가 단절됐다"고 했다. 남북 관계가 경색된 것은 북이 민족을 공멸시킬 핵실험을 하고 우리 관광객을 총으로 쏘아 죽이고 천안함을 폭침시켜 우리 군인들을 떼죽음시켰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08년 "남북 간 전면적인 대화를 재개하자"는 제의를 했다. 그런데 바로 그날 금강산 관광객이 북한군의 총에 맞아 사망한 것이다. 이 대표 말은 본말을 뒤집은 것이다.

송영무 국방장관은 남북 정상과 함께 백두산에 오른 자리에서 김정은의 답방 때 "우리 해병대 1개 연대를 시켜서 한라산 정상에 헬기 패드를 만들겠다"고 했다. 아무리 덕담이라도 이게 국방장관 입에서 나올 말인가. 해병대는 북의 연평도 포격으로 전우를 잃었다. 왜 해병대 장병들을 모욕하나.

사소한 일로 거짓 발표까지 해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청와대는 마지막 날 일정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했는데 알고 보니 백두산에 올라가 이벤트를 벌일 한라산 물까지 준비해 놓고 있었다. 그냥 발표해도 충분한데 굳이 깜짝 이벤트로 만들려고 한다. 대기업 총수들의 방북이 북 요청 때문이라는 보도에 대해 청와대는 "북의 요청은 없었다"고 부인했었다. 그런데 북측 관계자가 이재용 삼성 부회장에게 "우리가 오시라고 요청한 분"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북의 요청은 없었다"고 또 부인했다.

웬만한 나라의 국가원수도 삼성, SK, LG 같은 글로벌 기업 총수들을 쉽게 만나기 힘들다. 그런데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북한 경제부총리가 이들 총수를 일렬로 세워 놓고 훈시 같은 것을 했다. 이들 총수가 방문한 산업 현장은 묘목 재배장이었다. 코미디가 따로 없다.

남북 정상회담 첫날 저녁 대전의 동물원에서 퓨마가 우리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위기관리센터가 개입해 사실상 작전을 지휘했다고 한다. 퓨마 사살 지시를 청와대가 내렸다는 일부 증언도 나왔다. 이게 NSC가 할 일인가. 퓨마보다 결코 덜 위 험하지 않은 야생 멧돼지가 도심에 출몰할 때는 왜 NSC가 열리지 않았나. 이런 나라가 어디 있나. 그러자 인터넷에는 '남북 정상회담이 희석될까봐 청와대가 퓨마 사살 결정을 내린 것 아니냐"는 말이 떠돌았다. 실제 인터넷에선 '남북 정상회담'보다 '퓨마'가 5배 넘게 검색되는 등 큰 관심을 끌었다. 청와대의 상식 밖 과잉 행동이 이런 추측까지 낳은 것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9/20/201809200445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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