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함께 백두산을 등정한 데 대해 일본 언론들이 남북한이 과거 항일 활동의 중심지였던 백두산에서 일본을 둘러싼 역사 문제를 두고 단결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이날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남북 정상회담 마지막날 일정으로 백두산에 올랐다. 두 정상은 이날 오전 8시 20분 백두산 인근 삼지연 공항에서 만나 정상인 장군봉으로 이동했다. 이후 기상이 양호하게 나타나자 두 정상은 케이블카를 타고 백두산 천지에 올랐다. 백두산 등정은 정상회담 이튿날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백두산 등정을 제안하면서 마지막날 일정에 포함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백두산 장군봉에서 천지를 배경삼아 손을 맞잡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백두산은 북한 건국 신화의 발상지"라며 "이곳에서 김일성 주석이 항일 빨치산 투장을 벌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문은 "남북이 공동으로 공격하기 쉬운 일본을 둘러싼 역사 문제를 염두에 두고 양국간 단결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아사히신문은 "백두산은 예로부터 북한 민족의 성지"라고 언급하며 "북한이 자국 체제 강화에 이용한 경위도 있어 국내(한국)에서 논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요미우리 신문도 "백두산은 김일성 주석이 항일 투쟁 거점으로 활용한 곳으로 ‘혁명의 성지’이자 김씨 왕조의 세습 독재를 위한 선전에 이용돼왔다"며 "문 대통령의 백두산 방문으로 인한 파문이 예상된다"고 했다.

교도통신도 "백두산은 북한 민족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산으로 단군 신화의 탄생지로 알려져있다"고 백두산 등정에 의미를 부여했다.

북한에서 백두산은 ‘백두혈통’ 으로 불리는 김일성 일가의 상징으로 통한다. 김일성 일가는 김일성 주석이 백두산을 거점으로 삼아 항일 유격 활동을 벌인 것을 체제의 당위성으로 삼아왔기 때문이다. 북한 당국은 김정일의 출생지를 백두산 삼지연군에 속한 백두산 밀영이라고 주장하며 이 곳을 ‘혁명 성지’로 꾸며놓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 김정일 출생지는 러시아 극동 하바롭스크라는 게 정설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9/20/201809200278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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