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백두산 장군봉에서 천지를 배경삼아 손을 맞잡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일 백두산에 함께 올라 친교 시간을 가졌다.

문 대통령 내외와 김 위원장 내외는 이날 오전 9시 30분쯤 백두산 장군봉에 도착했다. 두 정상은 장군봉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천지가 내려다보이는 위치로 이동해 담소를 나눴다.

김정은은 천지를 보면서 문 대통령에게 "중국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중국 쪽에선 천지를 못내려가지만 우리는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북·중 국경을 묻자, 김정은은 손가락으로 가리킨 뒤 "백두산에는 사계절이 다 있다"고 말했다. 리설주 여사는 "7~8월이 제일 좋다. 만병초가 만발한다"고 말을 붙였다.

김정은은 "꽃보다 해돋이가 장관"이라면서 "백두산 천지에 새 역사의 모습을 담가서, 백두산 천지의 물이 마르지 않도록 이 천지 물에 다 담가서 앞으로 북남 간의 새로운 역사를 또 써 나가야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일 장군봉에서 천지를 바라보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이에 문 대통령은 "이번에 제가 오면서 새로운 역사를 좀 썼다"며 "평양 시민들 앞에서 연설도 다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지난 4·27 회담 때 말했는데 반드시 나는 우리 땅으로 해서 (백두산에) 오르겠다 다짐했었다. 그런 세월이 금방 올 것 같더니 멀어졌다. 영 못오르나 했는데 소원이 이뤄졌다"고 했다.

김정은은 "오늘은 적은 인원이 왔지만 앞으로는 남측 인원들, 해외동포들 와서 백두산을 봐야된다"며 "분단 이후에는 남쪽에서는 그저 바라만 보는 그리움의 산이 됐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첫걸음이 시작됐다. 이 걸음이 되풀이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오게 될 것"이라며 "남쪽 일반 국민들도 백두산으로 관광 올 수 있는 시대가 곧 올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장군봉에서 천지를 바라보던 김정은은 문 대통령에게 "천지에 내려가겠냐"고 물었고, 문 대통령은 "천지가 나무라지만 않는다면 손이라도 담궈보고 싶다"고 했다.

두 정상 내외는 장군봉에서 천지를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했다. 기념 촬영 후, 김정은은 "대통령님 모시고온 남측 대표단들도 대통령 모시고 사진 찍으시죠? 제가 찍어드리면 어떻습니까"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백두산 천지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김영철(맨 오른쪽)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말에 두 정상이 웃음을 짓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두 정상은 사진 촬영을 마친 후 천지로 내려갔다. 천지로 향하던 중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문 대통령에게 "이번에 서울 답방 오시면 한라산으로 모셔야겠다"고 했고, 문 대통령도 "어제, 오늘 받은 환대를 생각하면, 서울로 오신다면 답해야겠다"고 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도 "한라산 정상에 헬기 패드를 만들겠다. 우리 해병대 1개 연대를 시켜서 만들도록 하겠다"고 좌중을 웃게 했다.

이어 리설주가 "우리나라 옛말에 백두에서 해맞이를 하고, 한라에서 통일을 맞이한다는 말이 있다"고 하자, 김정숙 여사는 "한라산 물을 갖고 왔다. 천지에 가서 반은 붓고 반은 백두산 물을 담아가겠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김 여사는 제주도 물을 채워왔고, 천지에 일부를 뿌리고 천지물을 담아 합수할 생각으로 병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위원장 내외가 20일 천지로 이동하기 위해 케이블카에 탑승해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내외는 천지까지 케이블카로 이동했다. 두 정상 내외는 이날 같은 케이블카를 타고 천지로 이동했다. 케이블카는 4인용으로 정상 부부가 서로 마주 보고 앉아 이동했다.

두 정상은 천지에 도착해 담소를 나눈 뒤, 기념촬영을 했다.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장군봉에 올라온 두 정상은 곧바로 오찬 장소인 삼지연 초대소로 이동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삼지연 초대소에서 오찬을 한 뒤, 삼지연 공항에서 바로 성남 서울공항으로 돌아온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9/20/201809200245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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