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南北정상회담] 국내 전문가들 반응 "풍계리 폭파쇼 더 하겠다는 것"
 

남북 정상이 19일 합의한 '평양 공동 선언'에 대해 전문가 시각은 엇갈렸다. "미·북 간 종전 선언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도 나왔지만 "비핵화는 제자리고 경협(經協)은 과속"이라는 혹평도 있었다.

◇남성욱 고려대 행정대학원장

종전 북한 태도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한 합의라고 평가한다. 비핵화는 제자리고 경협(經協)은 과속이다. '풍계리 폭파 쇼'를 외국인 전문가를 불러서 또 한 번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정작 미국이 듣고 싶은 '검증'이나 '신고'에 대해선 한마디도 없다. 결국 남북 정상회담이 비핵화를 촉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걸 보였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직접 만나서 해결할지 모르겠다. 그런 상황에서 철도, 도로 연결 문제 등은 합의하는 등 '남북 경협 과속'으로 한·미 동맹에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다.

◇김기정 연세대 교수

북핵 문제가 남·북·미 선순환 삼각 구도 문제로 완전 전환됐다는 것을 이번 선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북한 역시 우리가 '중개자 외교'의 촉진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걸 인정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동창리 발사대 폐기' 등 북한이 꺼낸 비핵화 카드는 대미 신뢰 구축을 위한 필사적 행보로 보인다. 합의문에 담긴 '전쟁 위협 제거' '적대 관계 해소' 등은 남북한 간의 실질적 종전 선언이라고 봐도 될 듯하다. 미·북 간 종전 선언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신범철 아산정책硏 안보통일센터장

협상을 잘했다, 못했다 수준이 아니라 낙제점이다. 미국의 수용 여부는 알 수 없지만, 미국 내 여론은 분명 부정적일 것이다. 북한의 비핵화가 신고·검증 없이 북한이 원하는 단계적·동시적 해법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대해 문제 인식을 가져야 한다. 대북 제재 위반 소지가 있는 철도 연결 착공식을 합의한 점도 논란거리고, 군사 분야 합의 역시 우리 안보 이익을 훼손한 부분이 있다. 북한 비핵화는 진전이 없는데 우리가 비교적 장점이 있는 재래식 군사 분야 우위를 상쇄하는 건 맞지 않는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비핵화'를 남북 간 선언에 담았다는 것은 북한이 '비핵화' 협상의 행위 자로 남쪽을 인정해 줬다는 의미가 있다. 중재자 역할에 힘을 실어준 것이고, 이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 합의의 핵심은 군사 문제다. 평화의 일상화, 전쟁 없는 한반도 등의 내용을 1조에 담았는데 이 1조가 '평양 선언'의 핵심이라고 본다. 판문점 선언에서는 대북 제재 때문에 경협 얘기를 못 했는데 이번에는 담았다는 점도 평가할 부분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9/20/201809200032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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