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서 등 언급하며 기자들에 밝혀… 평양선언 직후엔 "매우 흥분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각) 남북 평양 공동선언에 대해 "북한 김정은이 핵 사찰(Nuclear inspections)을 허용하는 데 합의했다"며 "매우 흥분된다"고 했다. 트럼프는 또 기자들에게 김정은의 친서 등을 언급하며 "북한에 대한 엄청난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0시 4분(한국 시각 오후 1시 4분)에 트위터에 글을 올려 "김정은이 최종 협상에 부쳐질 핵 사찰을 허용하는 것과, 국제 전문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영구적으로 폐기하는 것에 합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로켓과 핵실험은 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이 미국 동부 기준으로 18일 밤 10시 40분쯤 기자회견을 한 것을 감안하면, 약 1시간 20분 만에 글을 올린 것이다. 밤늦도록 결과를 기다렸다가 자정을 넘겨 트위터를 할 만큼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7분 뒤 다시 트윗을 올리고 "남북이 2032년에 공동으로 올림픽 개최를 신청할 것"이라며 "매우 흥분된다"고 했다. 그는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도 "북한에 대한 엄청난 진전이 있었다"며 "그(김정은)는 평온하고 나도 평온하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각) 오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남북 평양 공동선언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위 사진) 그는 “우리는 남북한으로부터 좋은 소식을 들었다”며 “내가 취임하기 전에는 북한과 전쟁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우리가 (북한과) 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했다. 아래 사진은 존 볼턴(맨 왼쪽)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왼쪽에서 셋째) 국무장관, 마이크 펜스(오른쪽에서 둘째) 부통령 등이 트럼프 대통령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공동 기자회견장에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각) 오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남북 평양 공동선언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위 사진) 그는 “우리는 남북한으로부터 좋은 소식을 들었다”며 “내가 취임하기 전에는 북한과 전쟁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우리가 (북한과) 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했다. 아래 사진은 존 볼턴(맨 왼쪽)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왼쪽에서 셋째) 국무장관, 마이크 펜스(오른쪽에서 둘째) 부통령 등이 트럼프 대통령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공동 기자회견장에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 /EPA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평양 공동선언에 즉각 환영의 뜻을 밝힌 것은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본지에 "(공동선언으로)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했다. 김정은은 최근 친서에서 2차 정상회담의 조기 개최를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트윗에서 '비핵화'란 단어를 직접 쓰지 않은 것도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김정은이 최종 협상에 부쳐질 핵 사찰'에 합의했다는 취지로 트윗을 한 부분에 대해선 논란이 일고 있다. 김정은은 이날 외부 전문가의 참관하에 동창리 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영구적으로 폐기하겠다고만 했다. '핵 사찰'이란 표현은 공동선언에 없다. 이와 관련,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본지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핵 사찰을 수용했다고 (트위터에) 선언했는데 그건 분명히 사실이 아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 공동선언을 잘못 해석한 것이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정당화할 충분한 추진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성과를 부풀리기 위해 과장을 했지만, 오히려 이것이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다. 그러나 이번 평양 공동선언에 명시적으로 담기지 않았더라도, 김정은이 별도의 채널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핵 사찰 수용 가능성을 밝혔을 가능성도 있다.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평양 선언 발표에 앞선 정례 브리핑에서 "유엔 안보리가 오는 27일 미국의 소집 요구로 뉴욕 유엔본부에서 장관급 회의를 열어 북한 비핵화 문제를 논의한다"고 밝혔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9/20/20180920003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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