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8일 평양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에서 남북관계 개선과 평화번영을 위한 남북 간 협력을 강조했다. 김정은은 환영사에서 "우리의 전진 도상에는 여전히 많은 난관이있지만, 북과 남이 뜻과 힘을 합쳐 좌고우면하지 않고 앞으로 나갈 때 길은 열릴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답사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과 머리를 맞대고 마음을 모아 남북 사이에 군사적 긴장과 전쟁 공포를 완전히 해소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8일 오후 평양 목란관에서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은 이날 저녁 평양 시내 국빈용 연회장인 목란관에서 문 대통령 환영 만찬을 열고 환영사를 통해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해 노심초사하시며 평화의 새시대, 민족번영 새 역사를 흔들림 없이 이어나가려는 굳은 마음을 안고 평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내외 분을 열렬히 환영한다"며 "나는 문 대통령과의 뜻깊은 상봉이 북남관계 획기적인 발전과 평화번영을 지향해 나가는 우리의 전진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온 겨레에게 다시 한 번 크나큰 신심과 기쁨을 안겨주는 역사적인 계기로 되리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이어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판문점 선언을 계승·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제반 문제들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것"이라며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쌓은 신뢰가 있기에 평화롭고 번영하는 조선반도의 미래를 열어가는 우리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질 거로 생각한다"고 했다. "북과 남에 굽이치는 화해와 단합의 뜨거운 열기를 더욱 고조시키기 위한 데 아낌없이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김정은은 지난 4·27 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지금까지의 과정에 대해 언급하며, 문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했다. 김위원장은 "우리가 판문점에서 시작한 역사적 첫 출발이 온 겨레를 불신과 대결의 늪 속에서 과감히 벗어나 화해와 평화번영에 접어듦은 물론 이제는 그 누구도 멈출 수 없는 민족화해와 평화번영의 새 시대로 당당히 들어서게 된 데 대해 만족스럽게 생각한다"며 "남모르는 고충을 이겨 내며 이러한 새 시대를 열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인 문재인 대통령께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고 했다.

김정은은 또 "지난 몇 달을 보면서 우리는 앞으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를 갖게 됐고, 역사와 민족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무거운 사명을 더욱 절감한다"며 "(우리는) 북남관계에서 꽃피는 봄날과 풍요한 결실만이 있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했다. 그러면서 "물론 우리의 전진 도상에는 여전히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고, 역풍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북과 남이 서로 손을 맞잡고 뜻과 힘을 합쳐 좌고우면하지 않고 앞으로 나갈 때 길은 열릴 것이며, 우리 스스로 주인이 되는 새로운 시대는 흔들림을 모르고 더욱 힘 있게 전진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의 환영사에 이어 답사를 했다. 문 대통령은 "(4·27 정상회담 당시) ‘가을에 다시 만나자’고 우리는 약속했고, 그 약속대로 나를 평양으로 초대하고 따뜻하게 맞아주신 김정은 위원장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오가는 거리마다 뜨거운 환영을 보내 주신 북녘 동포들께도 깊이 감사드린다"며 답사를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한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다"며 "이를 위해 나는 김정은 위원장과 머리를 맞대고 마음을 모아 군사·경제·사회·문화 모든 분야에서 내실 있는 발전을 이루고, 남과 북 사이에 군사적 긴장과 전쟁의 공포를 완전히 해소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정착도 중요한 의제"라며 "항구적 평화와 평화 번영을 위한 큰 그림을 그려가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완전히 새로운 결의인 만큼 여러 도전과 난관을 만날 수도 있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과 나에게는 신뢰와 우정이 있다"며 "역지사지의 자세로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한다면 넘어서지 못할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나는 다정한 연인처럼 함께 손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고 넘어왔던 사이"라며 "우리의 도보다리 대화는 그 모습만으로도 전 세계인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 남북 정상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치 않고 언제든지 편하게 만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남북 간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마침 우리 민족이 가장 좋아하는 한가위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며 "우리의 만남이 북과 남의 국민 모두에게 최고의 한가위 선물이 되길 기원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오늘 도착해보니 평양의 발전이 참으로 놀랍다. 대동강변을 따라 늘어선 고층 빌딩과, 평양 시민들의 활기찬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다"며 "과학과 경제를 발전시켜 주민들의 삶을 나아지게 하려는 김 위원장의 지도력과 성취를 알 수 있었다. 남북이 서로 자유롭게 오가며 서로 돕고 함께 발전한다면 온 세상이 깜짝 놀라게 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번 판문점에서 우리는 남북관계에서 새로운 시대를 열었고, 불과 5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꿈같은 일이 시작됐다"며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딴 여자 단일 카누대표팀과 여자 단일 농구대표팀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남북이 공동 조사한 개성 만월대에서 세계 최초 금속활자 세 번째 실물이 발견됐다. 북에서는 ‘사랑스럽다’는 ‘전’, 남에서는 ‘아름답다’는 ‘단’으로 읽는 글자"라며 "다음 주부터 공동 발굴이 재개된다. 남북이 하나 돼 역사를 되살려 내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아내 김정숙 여사가 18일 오후 평양 목란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에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부가 전달한 선물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은 건배사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의 건강을 위하여, 그리고 이 자리에 참석한 남측의 귀빈들과 여러분 모두의 건강을 위하여 잔을 들 것을 제의한다. 국민과 여러분 모두를 위하여 건배를 제안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건배사로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의 건강과, 백두에서 한라까지 남북 8천만 겨레의 모두의 하나됨을 위하여"라고 외쳤다. 방북 첫날 마지막 행사인 환영만찬은 오후 10시 53분쯤 끝났다.

지난 2000·2007년 정상회담때는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이 아닌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환영만찬을 주재했지만, 이날 환영만찬은 김정은이 직접 주재했다. 김정은의 환영만찬 주재는 문 대통령에게 보인 예우로 여겨진다.

만찬이 열린 목란관 1층 로 비에는 우리 측이 선물로 준비해온 대동여지도가 전시됐다 이 지도는 이어진 길을 따라 교류협력을 증진하고 번영과 평화를 이루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김정은은 문 대통령에게 선물로 유화 작품과 풍산개 사진을 건넸다. 유화 작품은 5·26 2차 정상회담 당시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 있었던 백두산 그림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화폭에 옮겨놓은 것이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9/19/201809190000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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