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대북 제재를 위반한 중국과 러시아 소재 기업 2곳과 북한인 1명을 13일(현지 시각) 제재 명단에 올렸다. 이 기업들은 사실상 북한인이 운영하는 기업으로 북한 노동자를 통한 외화 수익 창출을 금지한 대북 제재 등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조치는 북한의 비핵화가 실현될 때까지 경제적 압박을 지속하겠다는 미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이날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중국에서 운영 중인 정보기술(IT)기업 ‘옌벤 은성 네트워크 기술사(중국 은성사)’와 자매회사인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소재 ‘볼라시스 은성사’, 그리고 이 기업의 대표인 북한 국적자 정성화 등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2018년 9월 13일(현지 시각)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대북 제재를 위반한 중국·러시아 기업 2곳과 북한인 1명에 대한 제재 조치를 취한다고 밝혔다. /조선DB

OFAC는 두 기업이 북한 국적자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으며, 북한이 이 기업들을 통해 최대 수백만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였다고 지적했다. OFAC에 따르면, 중국 은성사는 명목상으로는 중국 IT기업이지만 실제로 북한인 정성화가 운영을 맡고 있다. 이 기업은 중국계 기업들과 합작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수백만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기업으로 둔갑한 볼라시스 은성사도 정성화가 설립한 회사다. 설립자는 위장회사를 만들어 러시아 내 프리랜서 직무 분야에서의 신원 확인을 피하고, 자신의 국적을 모호하게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정성화는 두 기업의 CEO(최고경영자)로 활동하며 IT기술자들로 구성된 여러팀들의 수익을 관리했다.

미 재무부는 이들 기업과 정성화가 북한 노동자를 통한 외화 수익 창출을 금지한 행정명령 13722호와 북한의 IT기업 운영을 금지한 행정명령 13810호를 위반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이들이 북한이 해외 노동자를 통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위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97호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OFAC는 중국 은성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미국의 제재 대상인 ‘북한 노동당 군수공업부’와 ‘구룡강 무역회사’와 연계돼있다고 주장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조치는 북한이 해외 IT 기술자들의 신분을 세탁하고, 위장회사와 허위 회사명, 제3국적자 뒤에 숨어 거둬들이는 불법 자금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할 수 있는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할 때까지 계속해서 제재를 철저히 집행하고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미 재무부는 중국 은성사와 정성화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할 예정이다. 또 이들과 미국인(US Person)과의 거래도 금지한다. 미 재무부는 이 미국인 범주에 미 시민권자와 영주권자는 물론 미국에 거주하는 외국인과 외국기업도 포함시켰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9/14/201809140044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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