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대북제재 완화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는 12일(현지 시각)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이고르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고 있는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해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취함에 따라 유엔 안보리가 적절한 제재 완화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 문제를 안보리에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 대변인실은 이날 모르굴로프 차관의 발언과 관련한 RFA의 논평 요청에 "니키 헤일리 미국 유엔 대사의 지난 7월 20일 유엔 발언 내용을 참고해달라"고 답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2018년 9월 11일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에서 발생한 공습과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

당시 헤일리 대사는 북한이 올해 1~5월 최소 89차례 불법환적을 통해 정제유를 들여온 것으로 확인됐다며, 모든 유엔 회원국들에 대북제재 이행 강화를 촉구했다. 헤일리 대사는 그러면서 "일부 국가는 북한에 면제권을 주길 바라고, 일부 국가는 ‘제재를 풀자’고 주장하고 있다. 어떤 국가들은 그 이상을 바란다"며 "우리는 북한이 비핵화를 하겠다는 그들의 약속을 지킬 때까지 단 하나도 해줄 수 없다는 것을 거듭해서 밝힌다"고 했다.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가 러시아의 대북제재 완화 주장과 관련해 헤일리 대사의 발언을 참고하라고 답한 것은 ‘아직까지 북한의 비핵화 약속 이행 조치가 없는 만큼 미국은 러시아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리처드 네퓨 전 미 국무부 제재정첵 부조정관은 러시아가 현 시점에 서 유엔의 대북제재 완화를 주장하는 것은 북핵 문제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러시아의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네퓨 전 부조정관은 "미국이 대북제재를 강화하고 있는데 러시아가 유엔의 대북제재 완화를 주장하는 것은 ‘느닷없는 행동(wrong foot)’"이라며 러시아와 중국은 대북제재 외에도 과거 오랜 기간 유엔의 제재 결의를 위반해왔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9/13/201809130048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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