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2차 정상회담 개최를 요청해 양측은 일정 조율 중이라고 한다. 트럼프가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취소시킨 이후 북 비핵화에 무슨 진전 있다는 소식은 없었다. 오히려 백악관이 2차 회담 발표를 한 날 미 NBC방송은 정보기관들이 '북한이 올해 5~8개의 새로운 핵무기를 생산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보도했다. 북이 핵탄두 보관소 앞에 위장 건물을 세우고 탄두를 옮기는 정황이 포착됐다는 보도에도 미 당국이 부인을 하지 않고 있다. 비핵화가 아니라 거꾸로 가는 것이다. 그런데도 백악관 대변인은 "김정은이 보낸 친서 내용이 매우 따뜻하고 긍정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했다. 무언가 석연치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역대 정부가 25년에 걸쳐 이루지 못한 북핵 폐기를 자신과 김정은 사이의 '좋은' 인간관계를 통해 이룰 수 있는 것처럼 믿고 있다. 김정은은 이런 트럼프의 심리 상태를 꿰뚫어보고 철저히 이용한다. 김정은이 트럼프에게 친서를 보낸 것이 벌써 네 번째다. 늘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우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북이 9·9절 열병식 행사에 ICBM을 내보이지 않은 것도 같은 이유다. 실제 트럼프는 "김 위원장에게 감사한다"고 했다.

더 큰 문제는 트럼프의 황당한 행태에 대한 폭로가 쏟아져 나오면서 그가 정치 위기를 맞고 있다는 사실이다. 김정은 은 이 상황을 보고 2차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트럼프의 성격과 스타일상 김정은이 조금만 내놓아도 바로 '성공'이라고 자화자찬하고 나올 가능성이 있다. 패네타 전 미 국방장관은 지난 6월 1차 미·북 정상회담은 쇼에 불과했다고 했다. 2차 회담도 또 쇼가 될 수 있다. 한국 정부는 이를 막을 생각이 없다. 이렇게 대북 제재가 무너지면 북은 핵 보유국이 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9/11/201809110407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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