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 양쪽을 대표하는 협상가?’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6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 밤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북한과 미국 양쪽을 대표하는 협상가, 치프 네고시에이터(chief negotiator), 수석(首席) 협상가가 돼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그러면서 "이런 배경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특사단을 통해) 북한에 전달한 것이고, 또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통화를 통해 (미국에 보내는) 북한의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이같은 표현을 유력 외신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문 대통령에 붙여준 긍정적 별명인 ‘협상가(negotiator)’를 상기시키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인정했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의 아시아판 표지.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사진과 함께 ‘협상가(The Negotiator)’라는 제목이 붙어있다. /조선DB

앞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지난해 5월 대선 시기 후보였던 문 대통령을 아시아판 표지모델로 소개하면서 ‘협상가(The Negotiator)’라는 제목을 붙여줬고, 올해 4월에는 ‘2018년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The 100 Most Influential People of 2018)’ 중 한 명으로 문 대통령을 선정하면서 ‘위대한 협상가(The Great Negotiator)’라는 제목을 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했다는 ‘북한과 미국 양쪽을 대표하는 협상가’라는 모순된 표현이 문 대통령을 향한 ‘간접 경 고’라는 분석도 나온다. 제3의 위치에 있는 ‘중재자'라면 양쪽의 입장을 어느 정도 만족시킬 수 있지만, 쌍방간 협상에서 ‘협상 대표’는 어느 한 쪽 밖에 대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자’가 되고픈 문 대통령에게 ‘미북 쌍방간 협상에서 양쪽 모두를 대표할 수는 없다, 누구를 대변하는지 확실히 하라’는 식의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9/06/201809060219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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