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6월 바쁜 평양시민들을 위해 '아침저녁 이동 매대'에서 김치와 밑반찬, 간단한 국 등을 판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연합뉴스

해외의 북한공관 직원들이 심각한 외화난을 겪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1일 보도했다. 특히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북한공관 직원 부인들은 김치 등 각종 밑반찬을 팔아 생활비에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한 소식통은 RFA에 "요즘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북한 영사관 성원들이 자금난에 쪼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 영사관 직원의 아내들이 길거리에 김치와 반찬을 들고나와 장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얼마전 블라디보스토크의 한 도로를 지나다가 북한공관 직원의 아내들이 김치와 반찬을 팔고 있는 현장을 직접 목격했다"며 "평양 말씨를 구사하는 여성들을 처음에는 그냥 북한사람으로만 봤는데 자세히 보니 영사관 직원의 아내들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공관직원의 아내들이 북한식 김치와 반찬을 팔고 있는 장소는 행인이 많은 번화가였다"며 "이들은 마치 새로운 식품을 홍보하는 것처럼 김치와 반찬을 진열해 놓고 사람들에게 판매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또 "처음 반찬 장사가 등장했을 때에는 현지인조차 이들이 북한공관 직원의 아내들이라는 것을 몰랐지만 몇 달 째 같은 장소에서 반찬장사를 하고 있어 자연히 북한영사관 직원들을 익히 아는 현지인들과 고려인들을 통해 그들의 신분이 알려지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소식통은 "5~6명 정도의 북한 여성들은 도로에 늘어서서 조선식 반찬을 사라고 소리 높여 손님을 부르고 있다"며 "일부 현지인들은 북한식 배추김치와 깍두기, 젓갈, 식혜 등에 호기심을 보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행인들은 그냥 지나치는 실정"이라고 했다.

RFA에 따르면 블라디보스토크의 또 다른 소식통은 "요즘 블라디보스토크 고려인들 속에서는 길거리 반찬 장사에 나선 북한 영사관 직원의 아내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며 "마치 러시아 전통시장의 고려인 반찬장사꾼들을 연상케 해 일종의 동정심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통은 "외부인과의 접촉을 엄격히 금하고 있는 북한 공관원의 가족들이 어떻게 되어 반찬 판매에 나섰는지 의아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고려인 사회에서는 공관원들이 얼마나 생활비에 압박을 받으면 길거리 반찬장사까지 나섰겠냐며 동정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고 했다.

블라디보스토크를 찾은 한 탈북민은 RFA에 "우연히 지나가다가 고향 말씨로 김치를 팔고 있는 여성들을 목격했다"며 "고향음식에 대한 반가움도 있었지만 동행한 현지인이 북한 영사관 직원의 아내들이라는 말에 같은 여자로서 딱한 생각이 들어 김치와 반찬을 사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9/03/2018090301331.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