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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 테리] 김정은이 '終戰 선언' 밀어붙이는 세 가지 이유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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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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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정권 안보에 큰 보탬… 주한미군 철수 앞당기고 대북 제재도 허물게 돼
美는 속도 조절하는데 文 정부가 北에 호응하면 韓·美 균열 본격화할 것
 

수미 테리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선임연구원
수미 테리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선임연구원
올 6월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문제가 해결됐다고 자랑했지만 그 후 북한 비핵화에는 거의 진전이 없다. 북한은 핵·미사일 해체를 위한 진지한 조치를 취하기 전에 한반도 종전 선언과 같은 미국의 양보가 필요함을 분명히 했다.

미·북 교착 상태에도 김정은 위원장은 '현대 북한의 현대적인 지도자'로 전 세계에 비치기로 결심한 것 같다. 그는 유년 시절 스위스 알프스에서 스키를 타고 프랑스 남부 지중해 연안의 리비에라에서 수영하는 등 사치스러운 생활과 여가를 즐겼다. 어머니와 함께 도쿄 디즈니랜드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40~50년간 권좌에 있을 그가 국제사회에서 고립되고 가난한 후진국을 통치하고 싶지 않을 것으로 추측하는 것은 일리가 있다.

김정은은 북한 주민들에게 국가 상황이 좋지 않음을 인정했고 2012년에는 인공위성 발사가 실패했음을 실토한 적도 있다. 올해 초 만난 한 북한 공무원은 "김정은 위원장은 크고 작은 모든 결정을 직접 내린다. 그는 평양 시내 공공버스에 들어갈 좌석 커버 색깔까지 일일이 고른다"고 했다. 외형상 몸짓과 언어로만 보면, 그는 따뜻하고 호감을 주는 지도자로 비치기도 한다. 시진핑 주석, 문재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등 외국 지도자들과 지금까지 좋은 관계를 맺어왔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난 이 모든 것은 비핵화 문제에 관한 한 김정은의 내면 심리(心理)에 있는 것과 전혀 다르다. 김정은이 지금 진짜로 원하는 것은 뭘까? 이는 "지금까지 확보한 충분한 핵 억지력을 바탕으로 경제로 관심을 돌리겠다"는 그의 발언에서 드러난다. 이는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서 손을 떼고 핵개발과 결별하겠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핵무기로 무장한 강성한 경제 대국이면서, 미국과 정상 관계를 맺고 세계로부터 존중받는 북한이 되겠다는 것이다. 핵·경제 병진 노선을 더 구체화한 셈이다.

김정은은 실제로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한반도 종전 선언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그가 종전 선언을 절실히 원하는 것은, 종전 선언이 한꺼번에 세 마리 토끼를 잡는 것 같은 효과적인 전략 카드라는 판단에서다. 먼저 종전 선언이 국제적 인정을 받게 되면, 이는 북한 정권체제 안보에 큰 힘이 된다. 또 북한의 오랜 목표인 한반도에서 미군 철수를 향한 중요한 진전을 이루는 측면이 있다. 마지막으로 종전 선언이 성사되면, 이를 계기로 북한은 국제사회에 대북(對北) 제재 완화를 공식 요구할 수 있다. 중국·러시아가 미국의 대북 제재에 이미 반대하고 있으며 문재인 정부도 북한 경제 지원에 적극적이어서 북한은 유리한 상황이다.

김정은의 내심(內心)을 추정해 본다면, 그는 지금 "양보하지 않고도 더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을 것이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폭파 같은 행동만으로 한·미(韓美) 연합훈련 중단, 대북 확성기 철거 등 원하는 것을 상당 부분 따냈기 때문이다. 북한은 더 이상 주기적인 핵·미사일 발사 실험이 필요하지 않다. 김정은으로선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가로 미국과 타협할 유인 요인이 거의 없어졌다. 과거 파키스탄처럼 국제사회에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해 당분간 신중한 처신만 하면 된다.

이 와중에 인공위성을 통해 북한이 평양 외곽 산음동 대형 무기공장에서 신형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하는 정황이 포착된 것은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 싱가포르 회담 이후 북한은 비밀 기지에서 핵폭탄 연료 생산을 늘리거나, 신형 장거리 미사일 개발 같은 방법으로 핵·미사일 수준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런 북한의 활동이 사실이라면 미·북 관계 진전에 급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다. 문재인 정부가 대북 속도 조절을 원하는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김정은의 종전 선언·평화 공세에 일방적으로 호응해 나갈지 여부도 중요한 관찰 포인트이다. 자칫 한·미 간에 대북(對北) 입장 차이와 균열이 본격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최근 수개월의 시간은 김정은이 그의 선 대(先代)보다 경제 발전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할지라도, 그가 '정의의 보검'이라고 불러온 핵무기 개발에 여전히 몰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만약 이 분석이 정확하다면 비핵화의 대가로 북한의 경제 발전을 돕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노력은 헛수고가 될 가능성이 크다. 과(過)체중으로 알려진 김정은은 아직도 돈(경제)과 핵무기를 모두 차지하려 하고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8/21/201808210385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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