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가족 상봉]
2시간 단체 상봉 남측 197명 참석
20일 오후 3시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열린 금강산호텔 상봉장. 백발의 이금섬(92) 할머니가 주위를 살피며 걸어들어오다 "상철아~"라고 외쳤다. 북한에 살고 있는 아들 리상철(71)씨가 일어나 노모의 품에 안겼다. 65년 만에 만난 모자(母子)는 부둥켜안고 오열하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 할머니는 6·25전쟁 때 가족들과 피란길에 올라 남쪽으로 내려오던 중 남편과 아들 상철씨와 생이별했다고 한다. 상철씨는 울먹이며 북측의 가족사진을 꺼냈다. "아버지 모습입니다, 어머니." 이 할머니는 아들의 손을 꼭 잡은 채 가족사진을 보며 "애들은 몇이나 뒀니. 아들은 있니"라고 물었다. 행사장에서 '상봉이 곧 마무리된다'는 안내 방송이 나오자 상철씨는 "벌써 끝났다고?"라며 아쉬워했다.
이날 오후 2시간 동안 이뤄진 단체상봉에는 남측에서 상봉단 89명과 동반가족 108명 등 197명이, 북측에서는 185명의 가족이 참석했다. 상봉장 여기저기서 가족들이 서로를 끌어안고 감격의 재회를 했다.
유관식(89) 할아버지는 6·25 때 헤어진 아내가 임신 중이었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고 했다. 당시 아내 배 속에 있던 딸 유연옥(67)씨는 초로(初老)의 할머니가 돼 아버지 앞에 섰다. 연옥씨가 아버지의 젊은 시절 사진과 다른 형제 자매들의 사진을 꺼내 보여주자 유관식씨는 눈물을 애써 억눌렀다. 평양 인근에서 살았다는 유씨는 1950년 10월 국군이 평양에 입성하자 치안대를 조직해 협력했다. 그러다 12월 중공군이 내려오자 "1주일 만 피란 갔다 오겠다"며 집을 나선 뒤 아내를 다시 보지 못했다.
유관식(89) 할아버지는 6·25 때 헤어진 아내가 임신 중이었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고 했다. 당시 아내 배 속에 있던 딸 유연옥(67)씨는 초로(初老)의 할머니가 돼 아버지 앞에 섰다. 연옥씨가 아버지의 젊은 시절 사진과 다른 형제 자매들의 사진을 꺼내 보여주자 유관식씨는 눈물을 애써 억눌렀다. 평양 인근에서 살았다는 유씨는 1950년 10월 국군이 평양에 입성하자 치안대를 조직해 협력했다. 그러다 12월 중공군이 내려오자 "1주일 만 피란 갔다 오겠다"며 집을 나선 뒤 아내를 다시 보지 못했다.
99세의 한신자씨는 이날 북측의 두 딸 김경실(72)·경영(71)씨를 만났다. 함경남도 흥남 출신인 한씨의 가족은 1·4 후퇴 때 헤어졌다. 테이블에서 기다리던 두 딸은 어머니가 다가오자 일어나서 허리를 90도 숙여 인사하며 울었다. 한씨도 "아이고" 하며 통곡했다. 백내장이 있지만 두 딸을 한눈에 알아봤다고 했다. 세 모녀는 서로의 볼을 비비며 두 손을 꼭 잡았다.
황우석(89)씨는 3살 때 헤어진 북측 딸 황영숙(71)씨의 손을 잡고 "영숙이야? 살아줘서 고맙다"고 했다. 황해도 연백 출신인 황씨는 1·4후퇴 때 인민군에 끌려가지 않으려고 혼자 배를 타고 남쪽에 내려왔다. 그동안 북쪽에 남아 있던 아내와 세 명의 여동생은 모두 사망했다고 한다.
황우석(89)씨는 3살 때 헤어진 북측 딸 황영숙(71)씨의 손을 잡고 "영숙이야? 살아줘서 고맙다"고 했다. 황해도 연백 출신인 황씨는 1·4후퇴 때 인민군에 끌려가지 않으려고 혼자 배를 타고 남쪽에 내려왔다. 그동안 북쪽에 남아 있던 아내와 세 명의 여동생은 모두 사망했다고 한다.
남측 상봉단 최고령자인 백성규(101)씨는 이번에 북측 며느리 김명순(71)씨와 손녀 배영옥(48)씨를 만났다. 백씨가 북측에 남겨둔 남동생 둘과 여동생은 이미 세상을 떠났나. 백씨는 이번 상봉을 위해 여름·겨울옷과 내의, 신발 30켤레 등을 선물로 준비했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북측 가족들의 체제선전 때문에 어색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남측 형님 차제근(84)씨를 만난 북측 동생 차제훈(76)씨는 "빨리 통일이 와야지"라는 형의 말에 "미국 놈들을 내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 형이 "6·25가 난 것은 김일성이 내려와서 그렇다"고 하자 동생은 "그건 거짓말이라우. 6·25는 미국 놈들이 전쟁한 거예요"라고 말했다. 남측 고모 주정례(86)씨를 만난 북측 조카 주영애(52)씨는 김일성 표창장을 보여주면서 자랑했다. 남측 지원요원이 "테이블 아래로 내리는 게 어떠냐"고 하자 주씨는 "최고존엄을 어떻게 내릴 수가 있나"라고 했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북측 가족들의 체제선전 때문에 어색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남측 형님 차제근(84)씨를 만난 북측 동생 차제훈(76)씨는 "빨리 통일이 와야지"라는 형의 말에 "미국 놈들을 내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 형이 "6·25가 난 것은 김일성이 내려와서 그렇다"고 하자 동생은 "그건 거짓말이라우. 6·25는 미국 놈들이 전쟁한 거예요"라고 말했다. 남측 고모 주정례(86)씨를 만난 북측 조카 주영애(52)씨는 김일성 표창장을 보여주면서 자랑했다. 남측 지원요원이 "테이블 아래로 내리는 게 어떠냐"고 하자 주씨는 "최고존엄을 어떻게 내릴 수가 있나"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8/21/2018082100210.html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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