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 달 9일 평양을 방문해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싱가포르 매체가 18일 보도했다. 북·중 당국의 공식 반응은 아직 없다. 우리 외교 당국은 19일 "시 주석의 '9·9절 전후' 방북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예의 주시 중"이라고 했다. 김정은은 올해만 세 차례 방중(訪中)해 시진핑 방북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시 주석 방북이 이뤄진다면 중국 최고 지도자로선 13년 만이다.

김정은은 주요 국면마다 시 주석을 만나고 있다. 지난 3월 첫 방중을 마치고 4월 남북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5월 2차 북·중 정상회담 뒤에 6월 트럼프 미 대통령과 회동했다. 3차 방중 때는 시 주석에게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해도 사회주의 북한 지지는 불변'이라는 약속까지 받아냈다. 그때마다 대북 제재 '구멍'은 커졌고 급한 숨을 돌렸다. 이번에도 북은 9·9절을 앞두고 연일 '종전 선언'과 '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미국에 '4자(남·북·미·중) 종전 선언'을 제안했다고 한다. 중국이 앞으로 밀수를 못 본 척하고 관광 확대 등으로 김정은 금고를 채워줄 가능성이 있다. 중국 발전기가 평양 밤을 밝히고 있다는 보도, 문 닫았던 중국 내 북한 식당들이 영업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 북·중 합작 회사가 215곳에 달한다는 보도 등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중국은 북 비핵화는 뒷전이고 미국의 한반도 영향력 견제와 대미 무역 전쟁에 북한 카드를 쓰는 데 급급한 분위기다. 김정은이 이 틈을 노리고 있다. 실질적 비핵화 조치는 하지 않고 미국과 핵 협상을 하며 배짱을 부리는 것도 중국이 어정쩡하게 북 '뒷배'를 봐주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북 비핵화를 방해하고 있다'는 트럼프 경고 가 예사롭지 않다. 동북아 모든 위기의 근원이 북핵이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만약 중국의 방조로 북이 사실상 핵보유국이 된다면 한·일은 물론 대만까지 전에 없던 생존법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미 국무부는 시진핑 방북설과 관련, "중국이 그 고유한 지렛대를 북 비핵화에 사용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중국이 그 길로 가 동북아에 평화가 정착되기를 기대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8/19/201808190268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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