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인 대규모 군사 열병식이 거센 반발 속에 결국 내년으로 연기됐다고 미국 국방부가 16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열병식 개최에 따른 막대한 비용 등을 문제 삼는 각계 비판을 일부 수용한 조치로 보인다.

미국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국방부와 백악관은 미군 참전 용사들을 예우하고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018년 11월 10일 퍼레이드를 계획했지만, 내년에 기회를 찾아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프랑스를 방문해 프랑스 대혁명을 기념하는 파리 열병식을 참관한 뒤 "내가 본 최고의 열병식 중 하나였다"며 미국에서도 열병식을 개최하길 희망했다. 그는 지난해 9월 유엔총회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다시 만났을 때도 미국 독립기념일에 워싱턴DC에서 열병식을 개최하고 싶다고 재차 강조했다.
 
2017년 7월 14일 프랑스 파리 개선문 앞 샹젤리제 거리에서 열린 프랑스혁명 기념 열병식 모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문 기간 열린 이 열병식엔 미군도 일부 참가했다. /미국 국방부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에 ‘프랑스식 열병식’ 추진을 지시한 사실이 올해 2월 각종 보도를 통해 알려졌고, 미 국방부는 재향군인의 날이자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인 오는 11월 11일쯤 열병식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이 알려지자 화려한 열병식이 전체주의 국가, 독재 정권을 연상시킨다거나 무력 과시용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각계각층에서 쏟아졌다.

열병식 개최에 따른 막대한 비용도 주요 문제점으로 꼽혔다. AP통신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 실제 열병식 비용은 당초 백악관 추산보다 3배 이상 많은 9200만달러(약 1038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했다. 항공기와 각종 무기 등 병력 동원에 약 5000만달러, 보안을 비롯해 부대 경비로 나머지 4200만달러 가 소요된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앞서 CNN은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 열병식에 약 1200만 달러가 소요될 것이라고 보도한 적이 있는데 이를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당시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용 문제를 들어 한미연합훈련 취소를 지시했지만, 정작 본인이 추진을 지시한 이 열병식에는 한미연합훈련 비용에 맞먹는 많은 예산이 소요된다고 했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8/17/20180817019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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