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주한 미군 병력을 2만2000명 밑으로 줄일 수 없도록 한 ‘2019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에 13일(현지 시각) 서명했다. 상·하원 조율을 거쳐 만들어진 이번 법안은 지난 1일 상원을 통과했으며,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으로 발효됐다.

법안은 현재 2만8500명 규모의 주한 미군 병력을 2만2000명 아래로 감축하지 못하게 했다. 국방장관이 주한미군 감축에 대해 미국과 동맹국의 안보를 저해하지 않고 한·일 합의를 거쳤다고 의회에 확인한 경우에만 예외가 적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젠가 주한 미군 감축·철수를 원한다’고 말한 상황에서, 미 의회가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이런 결정을 내리지 못하도록 법으로 막은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8년 8월 13일 뉴욕주 포트 드럼 기지에서 국방 예산과 관련해 연설하고 2019 국방수권법안에 서명했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7월 31일 플로리다주 엑스포홀에서 연설하는 모습. /CNN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주 포트 드럼 육군기지를 방문해 법안 서명에 앞서 “며칠 전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하와이로 가 한국에서 오래전 목숨을 잃은 우리나라의 위대한 영웅인 전사자들의 유해를 맞았다”며 “우리는 단 한 명의 미국인도 (전장에) 남겨두지 않는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2019 국방수권법에는 7160억달러(약 812조원) 규모의 국방예산이 책정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9 국방수권법은 현대사에서 우리 군과 군인에 대한 가장 중요한 투자”라고 했다.

중국에 대한 견제는 다소 느슨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통신장비가 미국 정보를 빼내는 통로가 된다며 전 세계 미군 기지에서 스마트폰 등 중국 통신장비를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그러나 최종 법안에서는 중국 통신기기 업체 ZTE와 화웨이가 미국에서 사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018년 8월 13일 서명한 ‘2019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의 공식 명칭은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의 이름을 딴 ‘매케인 NDAA’다. 사진은 투병 중인 매케인 의원이 2017년 11월 의회에 도착하는 모습. /연합뉴스
최종안에서 중국 제재 강도가 당초보다 약해지면서 일부 의원이 불 만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들은 이란·북한에 제품을 불법 유통한 ZTE와 화웨이를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9 국방수권법안의 공식 명칭은 트럼프 대통령을 강력히 비판해 온 공화당 소속 존 매케인(81) 상원의원의 이름을 딴 ‘매케인 NDAA’다. 투병 중인 매케인 의원은 성명을 내고 법안에 자신의 이름이 붙여져 영광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8/14/2018081400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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