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북한과 관계 복원에 나서려는 국가가 늘어난 것과 관련, 미국 국무부는 대북 제재 유지 방침을 강조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13일 보도했다. 국제사회의 대화 움직임과는 별개로,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강경 제재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입장을 밝힌 것이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필리핀 등 일부 국가가 소원했던 북한과의 관계를 복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VOA의 입장 확인 요청에 11일 “대화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나 미국의 제재를 대체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과 대화에 나서려는 국가들이 있더라도 유엔 대북 제재나 미국의 대북 독자 제재는 유지될 것이란 입장을 강조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국무부는 북한을 압박하고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하도록 전 세계 국가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북한의 약속은 좋지만, 투명하고 검증 가능한 행동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했다.
 
2018년 8월 3~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한 회원국 외교장관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ARF는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다자 안보 협의체다. /ARF 제공

이달 3∼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ARF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11개국 외교수장을 만났다. ARF는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다자 안보 협의체이지만, 북한은 그동안 별로 환영받지 못했다. 하지만 남북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 이후 열린 올해 ARF에서는 각국이 앞다퉈 북한을 만나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특히 필리핀은 ARF 회의장에서 북한에 직접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필리핀 여당은 지난달 18일 사흘 일정으로 방북해 평양에 머물면서 노동당 관계자들과 면담하기도 했다.

북한이 최근 대미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국무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신에게 한 비핵화 약속을 지킬 것으로 확신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리용호 외무상은 이란 방문 중이던 9일 “핵 기술(핵 지식)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우리는 미국과 협상에서 한 약속을 지키기 위 해 비핵화에 동의했지만, (미국이) 우리를 계속 적대적으로 대할 것을 알기에 핵 기술을 보존하겠다”고 밝혔다.

국무부 관계자는 “평화는 노력할 가치가 있고, 미국과 동맹국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동의한 대로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북한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에 전념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양측이 추가 협상을 위해 곧 신속히 함께 움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8/13/201808130051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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