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석탄 반입' 여전한 5大 의혹] ③"우리도 속아" 말듣고 중개업체 무혐의
④단 7건뿐인가 ⑤野 "외교부, 러 대사관에 묻지않고 선박 자료없다 거짓말"
 

관세청이 지난 10일 북한산 석탄 위장 반입 사건의 수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이 사건과 관련된 여러 의혹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특히 관세청의 수사 과정이 피의자·참고인들의 진술에 크게 의존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앞으로 북한산 화물의 반입과 관련해 새로운 의혹이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외교부 거짓 해명 의혹

자유한국당 윤한홍 의원은 12일 외교부의 '거짓 해명' 의혹을 제기했다. 윤 의원이 지난 6일 러시아 홀름스크항의 입·출항 선박 내역을 외교부를 통해 주한 러시아 대사관에 요청했더니, 외교부가 10일 "해당 내용을 대사관에 문의했었는데 관련 자료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고 회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 의원이 같은 날 러시아 대사관에 직접 물어보니 "대한민국 외교부에서 북한 석탄 관련 반입 자료 요청이나 문서를 받은 바 없다"고 답했다고 했다. 외교부가 러시아 측에 제대로 자료 요청을 하거나 조사하지도 않고 거짓 해명을 했다는 주장이다.

'북한산 의심' 신고에도 7개월간 방치

정부가 이미 지난해 3월 '북한산 석탄 반입 의혹' 신고가 있었는데도 7개월간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명확한 해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북한산 석탄 반입 관련 남은 의문점들

동서발전은 작년 3월 'R사의 석탄 원산지가 의심된다'며 관세청 등에 신고했다. 그러나 작년 10월 미국이 "북한산 석탄이 러시아를 거쳐 한국으로 반입되고 있다"면서 구체적 선박 정보까지 넘겨줄 때까지 R사는 아무 제재를 받지 않았다. 이 기간 R사는 남동발전에 북한 석탄을 간접 납품했다.

관세청은 10일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R사 대표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겠다고 밝혔지만, '작년 3월 동서발전의 신고에 대한 결과'를 묻는 질문에는 "이번에 조사했는데 혐의를 못 찾았다"고만 했다.

'속았다'는 업체 해명 그대로 인정

R사는 중간 납품업체인 H사를 통해 북한산 석탄을 남동발전에 납품했지만, 관세청은 H사에 대해서는 기소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관세청은 "H사도 '러시아산으로 알고 샀는데 사기당했다'고 진술했다"고 했다. 선의의 피해자라는 얘기다.

하지만 드러난 정황을 보면 H사도 '북한산 석탄'임을 인지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H사는 작년 10월 남동발전에 보낸 공문에서 최초 계약서에 없었던 사할린 홀름스크항을 이용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탄광에서 가깝고 편리한 항구를 두고 수송 거리가 더 먼 항구를 굳이 주장한 것이다. 외교 소식통은 "'나도 속았다'는 피의자 말만 믿고 무혐의 처분한 셈"이라고 했다.

북한산 반입 더 있을 수도

일부 언론은 해운사 P사가 북한산 석탄을 쌓아두기 위해 홀름스크항의 부두를 작년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임차했고, 임차 계약서에 '북한산 석탄'이 명기돼 있다고 보도했다. 관세청이 확인한 북한산 석탄·선철 반입 건수는 작년 4~10월 사이 7건이지만, 해당 계약서 내용이 사실이라면 훨씬 더 많은 북한산 석탄이 홀름스크항을 통해 한국에 반입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관세청과 외교부 모두 그런 계약이 존재했는지, 계약서를 입수했는지 밝히지 않고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관세청은 "아직 검찰 송치도 끝나지 않은 건이라 세부 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했고, 외교부는 "관세청에 물어보라"고 답했다.

이번 주 중 안보리에 수사결과 보고

미국은 "한국 정부의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원칙론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추가 의혹이 확인되면 강경한 대응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가 미온적으로 대처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북한산 석탄 반입 관련 조사 결과를 이르면 이번 주 중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에 보고할 방침이다. 미국 측에도 별도의 설명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이와 함께 북한산 석탄 반입에 연루된 4척의 선박을 국내 입항 금지 대상으로 지정·시행한다고 12일 밝혔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8/13/201808130029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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