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일부 제품을 빼돌려 중국에 판매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RFA는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이 남겨두고 간 전기밥솥을 밀수를 통해 중국에 팔아넘겼다”며 “개성공단 재고품 밀수출은 북한군 소속 무역회사가 주도했다”고 전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RFA에 “군 소속 무역회사가 지난해부터 한국 기업들이 남겨두고 간 전기밥솥을 중국으로 조금씩 밀수출하더니 몇 주 전에는 1000여대를 한번에 중국 단둥으로 밀수출했다”며 “팔려나간 전기밥솥은 중국 남방 지역에 있는 한국상품 전문상점에 도매 가격으로 넘겨졌다”고 했다.
북한의 한 무역회사가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전기밥솥을 중국에 밀수출하기 위해 작성한 제품 수량과 가격표. / 자유아시아방송(RFA)
북한의 한 무역회사가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전기밥솥을 중국에 밀수출하기 위해 작성한 제품 수량과 가격표. / 자유아시아방송(RFA)

소식통은 이어 “개성공단 전기밥솥은 지난 5월에도 중국으로 밀수출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시 전기밥솥을 넘겨 받은 중국 측이 누구였는지, 어느 무역회사가 얼마나 많은 양을 빼돌렸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다.

소식통은 또 “개성공단에는 지금도 여러 종류의 한국산 전기밥솥이 수천개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공단이 머지 않아 재가동될 것이란 보도 때문인지 힘있는 무역회사들이 창고에 남아있는 제품을 중국에 팔아 넘기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며 “관계자들은 중국 각지의 한국상품 전문점들에 한국산 전기밥솥의 가격과 수량을 표시한 안내서를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지금도 평성시장에는 ‘쿠쿠’ 전기밥솥이 들어오고 있다. 한국 상표는 붙어있지 않지만 밥솥에서 한국말로 안내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개성공단 제품임을 짐작할 수 있다”며 “중국산 전기밥솥은 평성시장에서 30~50달러면 살 수 있지만 개성공단 전기밥솥은 200달러가 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8/09/201808090064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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