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국산 '철매II' 요격 미사일 양산 물량을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날아오는 적 미사일을 격추하는 미사일이다. 방위사업추진위는 내년부터 철매II 개량형 양산에 들어가 7개 포대를 생산하는 방안을 올 2월 확정했었다. 그런데 지난달 송영무 국방장관이 재검토를 지시해 합참과 방위사업청이 4개 포대를 우선 생산한 뒤 나머지 물량 생산은 추후 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종 결정을 위한 방위사업추진위 회의가 한 차례 남아 있지만 국방부는 양산 물량을 처음 계획의 40%까지 축소할 분위기라고 한다. 얼마 전 확정한 국방 계획에서 병력과 복무기간을 단축하더니 이제는 방어 무기마저 줄이는 셈이다.

한국판 패트리엇 미사일로 불리는 철매II 개량형은 국방과학연구소가 2012년부터 1600억원을 들여 독자 개발한 중거리 지대공 요격 미사일이다. 주한미군의 사드가 고도 40~150㎞의 고고도 미사일 요격용이라면 철매II 개량형은 20㎞ 이하 저고도에서 북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해 파괴하는 미사일이다. 지난 2016년 시험평가를 통해 7발의 가상 탄도미사일을 모두 명중하는 성능을 보여준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 전력이다. 북 미사일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스커드·노동미사일이 발사됐을 때 우리를 지키기 위한 최후 방어 수단이다.

북은 스커드·노동 미사일을 1000여 기 보유하고 있다. 이 미사일들이 동시에 대량 발사돼 공군 기지, 항만 등 전략 시설들을 공격할 경우 이를 막지 못하면 군 전체가 마비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사드로 1차 요격하고 철매 II와 패트리엇 미사일로 2차 요격하는 중첩 방공망을 구성해야 한다. 이 방어망은 존재 자체로 북의 오판을 막을 수 있다.

아직 북한 비 핵화가 어떻게 될지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렇게 흐지부지될 가능성도 상당한 상황이다. 그런데 우리는 '설마' 하는 희망 사고에 빠져 병력을 줄이고 미사일 방어망까지 축소한다고 한다. 안보는 한 번 실패하면 두 번째가 없다. 국방을 놓고 왜 이렇게 성급한 실험을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북한군의 동향을 면밀히 살피면서 방어 태세를 조정해도 늦지 않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7/30/20180730027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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