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첫번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생산했던 평양 외곽의 산음동 병기연구소에서 새로운 미사일을 만드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미국 첩보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3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25일 의회 청문회에서 북한이 여전히 핵물질을 생산하고 있다고 증언한 데 이어, 북한이 6·12 정상회담 이후에도 무기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는 정황이 연이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북한 산음동 미사일 기지 /워싱턴포스트

WP에 따르면, 미 첩보기관은 최근 산음동 미사일 종합 연구단지 부근을 찍은 위성사진을 토대로 이 같이 분석했다. 액체 연료를 사용하는 미사일을 최소 1개, 최대 2개까지 생산 중이라는 게 미 첩보기관의 분석이다. 산음동 병기 연구소는 지난해 북한이 미 본토에 닿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시험 발사한 ICBM이 개발된 곳으로, 각지에서 생산한 부품을 갖고 탄도미사일과 장거리 로켓을 조립한다.

WP에 따르면, 현재 미국 첩보당국은 이러한 정황이 북한의 핵무기 역량 확대로까지 해석할 수는 없으나, 북한이 여전히 무기 개발을 멈추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보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위협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던 것과 배치되는 것이다.

당초 산음동 미사일 종합 연구단지는 미·북 회담 이후 폐기 대상으로 지목돼 왔는데, 오히려 미사일 생산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정황이 드러남에 따라 미·북 협상도 또 하나의 난관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WP는 미사일 전문가를 인용, 산음동 부근에서 트럭 등 물자 운반 수단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점도 북한의 미사일 개발을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전했다.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비확산프로그램 소장은 “현재 산음동 공장은 가동 중이며 물자 운반이 활발한 정황이 보인다”며 “이곳은 과거 ICBM 등을 생산했던 곳”이라고 했다.

이 연구소는 미 정보당국 분석가들이 북한 강선 우라늄 농축단지인 것으로 추정하는 대규모 단지의 사진도 최근 공개한 바 있다. 이를 보도한 미 외교안보 전문지 ‘디플로맷’은 강선 단지가 평양 외곽의 천리마구역에 있는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이라고 주장했다. 강서 우라늄 농축단지의 존재는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이 지난 5월 처음 공개적으로 확인했으며 미 정보기관들도 강선이 북한 내 최소 2개 비밀 우라늄 농축기지 가운데 한 곳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최근 미 언론에선 정보 당국을 인용해 “북한이 최근 몇 달간 여러 곳의 비밀 장소에서 핵무기의 재료인 농축 우라늄 생산을 늘리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왔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25일(현지 시각)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북 한이 핵 분열성 물질을 생산하는 게 맞느냐”는 의원 질문에 “그렇다”고 했다. 북한이 영변 핵 시설을 비롯해 핵폭탄 원료인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생산하는 시설들을 여전히 가동 중이란 뜻이었다. 또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계속 개발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답변 드릴 수 없다”고 했으나, 일부 지적을 인정하는 뉘앙스였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7/31/201807310090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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