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소식통 "비료 20만~30만톤 지원… 北, 접경지서 식량 밀수"
안보리 금지품목 北철광석, 지난달 트럭에 실려 中 수출 목격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3차 방중(6월) 이후 중국이 대북 비료·식량·유류 지원을 재개한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중국 측이 당시 김정은에게 대규모 식량·유류 지원을 약속한 데 따른 조치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의 대북 제재도 느슨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에 있는 복수의 북한 소식통은 이날 "김정은의 3차 방중 이후 중국이 북한에 비료를 대규모로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중국의 비료 지원 규모와 관련, "정확한 규모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대규모'라는 점으로 볼 때 과거 수준을 크게 웃도는 20만~30만t 규모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은 2013년 20만t의 비료를 북한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농업 전문가인 권태진 GS&J 북한동북아연구원장은 "비료의 종류와 토양에 따라 산출 방식이 다르지만 요소비료의 경우 1t에 식량 2t을 증산할 수 있다"고 했다. 최근 형성된 북·중 밀월 기류로 볼 때 이런 비료 지원은 앞으로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다른 소식통은 "유엔 대북 제재 결의를 위반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북한 측과 교류와 협력을 한다는 게 중국 방침"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대북 원유 공급량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김정은 위원장의 잇단 방중 이후 중국이 단둥에서 송유관을 통해 북한으로 보내는 원유 공급량을 2배 정도로 늘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송유관이 막히지 않을 수준인 최저 유량(流量)이 여름엔 월 3만~4만t, 겨울엔 월 8만t 수준"이라며 "여름인데도 중국이 최근 송유량을 겨울 수준으로 올렸다"고 전했다. 유엔 대북 제재 결의안은 대북 원유 공급량을 연간 400만 배럴(56만t) 수준으로 제한하고 있다. 중국이 만약 매월 8만t을 보낸다면 연간으로는 96만t으로 대북 제재 결의 위반이 된다. 하지만 이를 정확히 점검·감시할 수단이 별로 없는 상황이다.

또 다른 북한 소식통은 "김정은 방중 이후 북·중 국경 경비가 느슨해지면서 북한의 국가기관들이 직접 광물·약재 등을 중국에 보내고 식량을 밀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릿고개 때마다 오르던 식량 가격이 올해는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6월 중국의 지린성 투먼에서는 북한산 철광석을 실은 대형 트럭이 투먼과 북한 함경북도 남양을 잇는 다리를 건너 중국 쪽으로 건너오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현지 소식통이 전했다. 철광석은 안보리 결의에 따라 북한의 수출이 금지된 품목이다. 이 소식통은 "철광석 트럭을 목격한 것은 낮시간대였다"며 "이렇게 버젓이 다리를 건너오는 것을 보면 중국 측 세관 통관에도 문제가 없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에도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북·중 간 대규모 경협이 진행되기는 아직 어렵다는 관측이다. 조봉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부소장은 "중국이 유엔 제재를 위반하면서까지 과감한 경협을 하기는 쉽지 않다"며 "아직은 관리 차원에서 북한의 숨통을 틔울 정도만 지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駐)북한 러시아 대사는 이날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현 상황에서) 대북 제재 완화 문제를 논의하는 게 논리적"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7/19/201807190025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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