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타나 유엔 보고관 인터뷰
 

"한·미 정부를 다 접촉해봤지만 대북 협상의 어느 단계에서 인권 문제를 제기할 것인지에 대한 일정표나 전략이 전혀 없었다. 지금 바로 북한에 인권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지난 2일부터 한국을 방문 중인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10일 본지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에 대북 협상에서 인권 문제를 옆으로 제쳐 놓는 것은 분명한 '실수'라는 뜻을 전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10일 서울 종로구 유엔인권고등판무관 한국사무소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10일 서울 종로구 유엔인권고등판무관 한국사무소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진명 기자
킨타나 보고관은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미·북 공동성명에 모두 인권이란 용어나 북한 주민의 인권 상황에 대한 명시적 언급이 없다"며 "앞으로 (북한과의) 어떤 협정에든 북한 인권 개선이 언급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가을 유엔 총회가 열리는 뉴욕에 와서 평화협정 같은 것에 서명한다면, 그 문서에는 '모든 당사국이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문구가 단 한 줄이라도 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날 오전 열린 공개 기자회견에서 킨타나 보고관은 "(이번 방한에서 면담한) 일부 시민사회단체들이 지금 현 정부가 북한 인권 문제를 제쳐 두고 있다는 것에 대한 실망감을 표시하고 자신들의 활동 공간과 목소리를 낼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며 "한국 정부가 이런 추세를 반전시켜 이들과 협의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이번 방문 기간 2016년 4월 중국 내 북한 식당에서 일하다 한국으로 귀순해 온 여종업원 12명 중 2명도 만났다. 이와 관련, 기자회견에서 그는 "면담 결과 일부 종업원은 한국으로 올 때 어디로 가는지 몰랐다"며 "한국 정부가 철저하고 독립적인 진상 규명 조사를 해서 책임자를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이 여성들이 중국에서 자신의 의지에 반해서 납치가 된 것이라면 범죄로 간주돼야 한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 킨타나 보고관은 본지 인터뷰에서 "12명 중 면담 요청에 응한 2명과 이들을 데려온 지배인을 만났다"며 "나머지 10명의 입장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지속적으로 이들의 북송을 요구하는 데 대해 킨타나 보고관은 "이 여성들의 미래는 그들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로 결정할 문제이지 '어떻게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북한의 몫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든 한국이든 이 문제를 정치화해서는 안 되며, 북한이 그들을 돌려보내라고 요구할 일은 아니다"고 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또 "북한에 한국 국적 억류자 6명이 있고 추가로 1명의 언론 매체 기자가 억류된 것으로 파악됐다"며 "한국 정부로부터 억류자 석방에 어떤 진전이 있는지 정보를 못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분명한 것은 억류자 거취 문제는 (남북 간)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라며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세계인권선언에 부합하지 않게 임의로 구금된 이들은 반드시 석방돼야 한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7/11/201807110022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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