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트럼프 매체까지 '방북 빈손' 비판하자 비핵화 협상 의지 밝혀
공화당에서도 "북핵 협상 늘어지면 한미훈련 재개하라"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9일 오전(현지 시각) 트위터에 "나는 (북한) 김정은이 우리가 서명한 계약, 더 중요하게는 우리가 나눈 악수를 존중할 것이라 확신한다"며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는 6·12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과, 이후 24일 만에 이루어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협상에서도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진전이 없는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자신은 여전히 김정은의 '선의(善意)'를 믿고 비핵화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3차 방북에서도 북한 비핵화에 대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자 미국의 여당인 공화당은 물론이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우군 매체인 폭스뉴스에서조차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미 상원 정보위원회 로이 블런트(공화) 의원은 8일(현지 시각) NBC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한 것은 실수"라며 "우리의 동맹국인 한국과 (군사적) 상호운영 능력을 포기하겠다는 것에 매우 반대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협상이 늘어진다고 생각되면 (훈련 재개를)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상원 군사위원회 조니 어니스트(공화) 의원도 이날 CBS방송에 출연해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만약 이번 협상이 지속되지 않는다면 나는 곧바로 (훈련 재개를) 얘기할 것"이라고 했다.

야당인 미국 민주당 하원 외교위 소속 테드 리우, 제리 코널리, 디나 타이터스 하원의원 등은 지난 6일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에게 편지를 보내 "북한의 계속된 기만이 비핵화 회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매우 우려한다"며 "이달 중 청문회를 열어달라"고 했다. 여당 내 회의론과 야당의 경계론이 합쳐지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못할 경우 대북 압박에 대한 미 의회의 요구는 커질 전망이다.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 가능성에 대한 경고도 나왔다. 상원 군사위 소속 린지 그레이엄(공화) 의원은 8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한 사람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며 "당신(북한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은 폼페이오에게 '잠을 잘 잤느냐'고 물었는데, 만약 우리가 북한 지도자(김정은)에게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내가 아는 것을 여러분이 안다면 잠을 잘 자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에 지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CNN은 이날 방북 결과에 대해 미·북의 '외교적 절연(disconnect)'이라고 표현하면서 "미국과 북한이 같은 입장에 있지 않다는 것을 명확하게 했다. 이는 지난 6·12 정상회담에 대한 양측의 평가가 극명하게 다르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폼페이오 장관에 대해 "(북한) 비핵화에 정치적 미래를 걸었지만, 미군 유해 송환과 북한 미사일 시험장(폐기)에 대해서도 거의 (기자들에 ) 얘기할 것이 없었다"고 했다.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CNN에 "(미·북 간에 비핵화에 대한) 근본적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북한이 협상의 속도와 방향을 지시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보수 성향 폭스뉴스도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가이익센터 연구원의 기고문을 싣고 "폼페이오 장관이 빈손으로 북한을 떠났다"고 비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7/10/201807100023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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