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정책을 총괄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오는 6일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날 예정인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인사들이 엇갈리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비핵화 시간표를 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1년 이내 비핵화’ 주장을 공개적으로 반박한 것이 대표적이다.
 
폼페이오 국무(왼쪽), 볼턴 보좌관 /조선일보 DB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3일(현지 시각) 브리핑에서 볼턴 보좌관의 비핵화 1년 시간표 발언에 대해 “일부 인사들이 시간표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런 시간표를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폼페이오 장관은 만남을 고대하고 있고, 해야 할 많은 일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나워트 대변인의 설명은 폼페이오 장관의 최근 언급과 같은 맥락이다. 그는 지난달 25일 CNN 인터뷰에서 “북한 비핵화에 시간표를 설정하지 않으려 한다”면서 “북·미 정상이 제시한 것들을 달성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핵화 시간표를 제시하지 않을 것이란 설명은 볼턴 보좌관의 언급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 1일 CBS 인터뷰에서 “미국은 (비핵화) 프로그램을 발전시켜 왔다”면서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1년 안에 해체하는 방안에 대해 조만간 북한 측과 협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비핵화 시간표 제시를 둘러싼 국무장관과 국가안보보좌관의 엇박자를 두고는 해석이 엇갈린다. 나워트 대변인이 볼턴 보좌관을 ‘일부 인사’로 지칭하며 공개적으로 반박한 데는 견제 의도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볼턴 보좌관이 북·미 협상을 앞두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듯 1년 내 비핵화를 언급한 데 대해 폼페이오 장관의 심기가 불편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6·12 미·북정상회담 국면에서 두 사람의 ‘이견’은 수면 아래로 잠복해 있었지만, 비핵화의 구체적 밑그림을 그릴 후속협상을 앞두고 다시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와 달리 두 사람이 강·온 양면으로 북한을 압박하는 역할 분담을 꾀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른바 ‘굿 캅, 배드 캅’ 전술이란 것이다.

그러나 비핵화 시간표를 둘러싼 메시지의 혼선은 두 사람의 관계에 무언가 순조롭지 못한 대목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7/04/201807040199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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