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월간 주한 美대사대리 마크 내퍼 곧 이임
 

마크 내퍼 주한 미 대사대리는 "북한이 약속한 미사일 엔진 시험장을 폐기할 때는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때와 달리 감시관들의 참관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내퍼 대사대리는 2일 서울 세종로 주한 미 대사관에서 가진 본지 인터뷰에서 "북한이 이제는 말이 아니라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concrete action)을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 가능한(final, fully verifiable)' 북한 비핵화가 미국의 유일한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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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내퍼 주한미대사 대리는 2일 인터뷰에서 “한국에 3번 근무하면서 정치 상황이나 남북 관계 급변을 익히 봐왔지만, 지난 17개월은 정말 따라잡기 힘들 만큼 역동적이었다”고 했다. /남강호 기자

내퍼 대사대리는 지난해 초 트럼프 정권 출범 이후 17개월간 주한 미 대사 업무를 대행해 왔다. 해리 해리스 신임 주한 미 대사가 조만간 부임하면 그는 워싱턴 국무부 본부로 복귀한다. 그는 "아마 본부에서 한국·일본 등 동아태 업무를 계속하게 될 것 같다"고 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곧 다시 방북한다. 비핵화 협상에서 가장 핵심은 무엇인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달성하는 게 유일한 목표다. 북한이 지금까지 만든 탄두, 앞으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 운반 수단이 모두 포함된다. 이제는 북한이 구체적인 행동 단계를 밟아야 한다. 북한이 미사일 엔진 시험장을 폐기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좋은 사인이지만 반드시 검증 가능해야 한다. 또 유해 송환도 가시적 조치가 있어야 한다."

―북한이 여전히 핵을 은폐하려 한다는 보도가 나온다.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를 어떻게 평가하나.

"김정은이 제재·압박을 깨려는 단기 목적으로 대화에 임하고 있을 수 있다. 반면 그가 고립에서 벗어나고 주민들에게 밝은 미래를 보여주기 위해 근본적인 결단을 내렸을 수도 있다. 우리는 후자이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북한의 기만술에 또 당할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직접 '6개월 후에 우리가 틀렸다고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우리는 매우 현실적이다.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할 때까지 제재는 계속될 것이다. 연합 훈련을 취소했지만 이는 언제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싱가포르 성명에 '검증' 부분이 빠져 '과거 합의보다 후퇴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정은의 의도를 알아차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 앞으로 신고, 폐기 절차에 어떻게 나오는지를 보면 명확히 드러날 거다. '예, 아니오'의 문제다. 북한의 답이 '아니오'라면 큰 대가를 치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북이나 김정은의 방미 가능성은 있나.

"비핵화 프로세스가 잘 진행되면 그런 얘기가 오갈 수 있지만 지금이 그런 시점은 아닌 것 같다."

―김정은이 중국을 다녀온 뒤 비핵화에 시간을 끈다는 관측도 있다.

"중국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대북 제재 유지 책임이 있다. 분명 지금은 제재를 완화할 시점이 아니다. 다만 김정은이 중국을 세 번 다녀오면서 시장과 창의성, 경제적 욕구가 나라를 어떻게 발전시키는지를 직접 본 것은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은 '돈의 논리'로 동맹을 보는 것 같다. 한·미 동맹이 '가치 동맹'에서 '이익 동맹'으로 변하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민주주의, 종교·언론 자유, 인권 등을 공유하는 나라는 많지 않다. 한·미는 서로를 위해 희생하고 꿈을 공유한다. 의견이 다른 부분이 있지만 항상 같이 가는 방법을 찾아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7/04/201807040035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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