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도미사일 발사대 생산" "우라늄 농축계속" 등 의혹 불거져
北의 비핵화 진정성 논란 증폭… 일각선 "美 강경파가 공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북한 방문을 앞두고 미국 내에서 북한의 핵 폐기·확장 의혹이 연일 불거지고 있다. 군(軍) 정보 당국이나 권위 있는 연구기관을 인용한 이 같은 보도가 이어지면서 미국 내에서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본격적 비핵화 회담에 대비해 미 정부 내의 강경파가 그동안 수집한 정보를 일부러 공개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정은이 약속 어긴 곤혹스러운 증거"

외교 전문 매체 '더 디플로맷'은 미국 정부 당국자를 인용한 최근 보도에서 "북한이 올해 상반기에도 준(準)중거리 탄도미사일인 '북극성 2형'의 이동식발사대(TEL)와 지원 장비를 계속 생산해 왔다"고 했다. 이는 미 공군에 대한 탄도미사일 위협을 분석하는 미 국가항공우주정보센터(NASIC)의 평가를 인용한 것이다.

이와 함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 시각) '북한이 계속 우라늄을 농축하고 있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이런 상황들이 "김정은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곤혹스러운(troubling) 새로운 증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위성사진들은 김정은이 핵무기 개발을 계속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미 정보 당국은 북한이 복수의 장소에서 핵연료를 증산하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WSJ는 또 워싱턴 스팀슨센터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북한은 플루토늄 재처리를 위한 영변 원자로의 냉각로를 개선 중이고, 다른 건물 지붕의 착색 흔적은 북한이 원심분리기를 이용해 핵무기급 우라늄을 농축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정상회담 후에 "북한의 핵 위협은 더 이상 없다"고 말했지만, 영변 핵 시설의 사진만 봐도 이는 사실이 아니라는 뜻이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와 NBC 방송 등은 북한이 미·북 정상회담 이후에도 비밀 핵시설 운영과 미사일 공장 확장 등을 계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이날 "트럼프는 이번에는 북한에 농락당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백악관은 김정은에게 세계 무대에서의 인정과 한·미 군사훈련 취소를 건네주고도 북한의 진정한 약속은 거의 받아내지 못했다"고 했다.

미 상원 외교위 동아태 소위 간사인 에드워드 마키 민주당 의원은 따로 성명을 내고 "북한 김씨 일가는 의미 있는 양보 없이 보상부터 챙기려는 오랜 전술을 다시 쓰고 있다"고 했다. 그는 "검증하기 전에 신뢰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법은 순진하며 잘못된 것"이라고도 했다.

미국 내 일각에서는 북한의 진정성을 의심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누가 왜 유출했는지 의문"이라며 "우선 북한이 핵 신고서를 제출해야 (진정성을 확인할) 절차와 검증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8월 증축도와 동일하게 확장

한편 WSJ가 최근 보도한 북한 함흥 지역 미사일 공장의 확장 모습은 지난해 8월 김정은의 시찰 때 공개된 함흥 화학재료연구소 증축 조감도와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WSJ는 미국 미들베리 비확산 연구센터가 최근 새로운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싱가포르에서 미·북 정상회담이 열린 무렵 북한 함흥에 있는 미사일 제조공장의 외부 공사 작업이 끝나가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보도했었다. WSJ가 보도한 위성사진엔 새로 지은 청색 건물들이 나타나 있다. 김정은이 작년 8월 23일 시찰한 함흥 화학재료연구소의 증축 조감도 건물 형태를 이 건물들과 비교해 보면 거의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연구소는 고체연료 엔진과 미사일 동체, 탄두부 등 탄도미사일의 핵심 부품인 탄소섬유를 개발, 제조하는 곳이다. 이에 따라 최근 연구소 건물의 증축이 완성 단계인 것으로 추정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7/04/201807040034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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