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북중회담 후 첫 활동… 황금평·위화도 특구 재개 포석
요미우리 "金, 시진핑과 회담서 제재 빨리 풀어달라 요청"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틀 연속 북·중(北·中) 접경지역인 평안북도 신도군과 신의주 지역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 매체들이 1일 보도했다. 김정은이 공개 활동에 나선 것은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6월 12일)과 제3차 북·중 정상회담(6월 19~20일) 이후 처음이다. 미·중 정상을 만나고 온 뒤 첫 공개 행보가 북·중 접경 지역이라는 점에서 김정은이 대북제재 해제와 본격적인 북·중 경협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 언론은 김정은이 지난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을 때 '대북제재의 조기 해제'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황금평·위화도 특구 포함된 곳 방문

김정은이 시찰한 평안북도 신도군은 북·중 합작의 상징인 황금평 경제특구가 포함된 지역이다. 황금평 경제특구는 2011년 6월 성대한 착공식 이후 아무 진전없다가 2013년 12월 이 사업을 주도하던 장성택 전 노동당 행정부장 처형 이후 개발이 완전 중단된 상태다. 이 때문에 김정은의 이번 신도군 시찰이 황금평·위화도 경제특구 사업을 재개하려는 시도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통인 김성남 노동당 국제부 제1부부장이 이번 시찰에 동행한 것도 이런 전망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김정은의 '압록강 비단섬 가는 길'… 방파제 내리고 오르고, 시찰은 낡은 소형차로 - ①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중 접경지역인 평안북도 신도군에서 군인들의 호위 속에 모터보트를 타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②신도(비단섬)에 도착한 김정은이 수행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배에서 내리고 있다. ③김정은이 작고 낡은 승용차에 타자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차 문을 닫아주고 있다. 친근한 지도자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흰색 셔츠 차림, 낡은 승용차를 공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의 '압록강 비단섬 가는 길'… 방파제 내리고 오르고, 시찰은 낡은 소형차로 - ①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중 접경지역인 평안북도 신도군에서 군인들의 호위 속에 모터보트를 타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②신도(비단섬)에 도착한 김정은이 수행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배에서 내리고 있다. ③김정은이 작고 낡은 승용차에 타자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차 문을 닫아주고 있다. 친근한 지도자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흰색 셔츠 차림, 낡은 승용차를 공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중앙TV

김정은은 신도에 이어 신의주 화장품공장을 찾은 자리에서는 "이미 거둔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더 높은 목표를 향하여 계속 비약해야 한다"며 "생산 공정에서 손노동을 완전히 없애고 공업화하기 위한 현대화사업이 중요하다"고 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신의주도 중국 단둥(丹東)과 압록강을 사이에 둔 도시로 북·중 무역의 중심지"라며 "북·중 관계가 한층 밀접해진 가운데 중국의 본격적인 대북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북·중 간 경협 강화 조짐은 지난달 미·북 정상회담과 김정은의 3차 방중 이후 두드러지고 있다. 김정은의 3차 방중에 북한 경제 사령탑인 박봉주 내각총리가 동행한 이유도 대북 투자 논의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박태성 노동당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노동당 '친선시찰단'이 지난달 14일부터 중국을 방문해 개혁·개방의 성과를 시찰했다. 중국을 끌어들여 미국과의 비핵화 담판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한 북한이 중국과 대북 제재 해제 및 경협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정은, 시진핑에 제재 해제 요구"

황금평, 위화도 경제특구 지도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김정은이 시진핑 주석과의 3차 회동에서 대북제재의 조기 해제를 요청했다고 1일 보도했다. 신문은 김정은이 지난달 19~20일 베이징(北京)을 방문해 "경제 제재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을 성공리에 끝냈으니 제재의 조기 해제에 힘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중국이 지난달 28일 러시아와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에 대북제재의 완화를 촉구하는 성명안을 배포한 것도 김정은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는 얘기다.

김정은이 북·중 접경지역 시찰을 통해 '단계적 비핵화'에 대한 '단계적 보상'을 미국에 촉구하는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유엔의 대북제재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북·중 경협 실현이 당장 어렵기 때문에 김정은은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치르는 트럼프에게 비핵화 상징적인 조치라는 선물을 안겨주고 그 대가로 대북 제재의 해제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7/02/201807020033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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