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美 국방정보국, 北 미사일·핵 관련시설 등 은폐 증거 확보"
北 강선엔 영변 2배 우라늄 농축시설 파악… 美, 北에 우회 경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비핵화 협상을 위한 방북을 앞두고, 북한이 핵탄두와 시설을 은폐하려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는 미국 정보 당국의 경고가 잇따라 나왔다. 북한이 뒤로는 핵무기를 숨겨놓고 위장 비핵화 협상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6월 30일(현지 시각) 미 국방정보국(DIA)이 6·12 미·북 정상회담 후 새로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에 나서지 않고, 핵탄두 및 관련 장비·시설의 은폐를 추구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최근 펴냈다고 보도했다. WP는 4명의 미국 관리의 말을 인용해 북한은 미국이 자신들의 핵프로그램을 전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믿고 핵탄두와 미사일, 핵개발 관련 시설의 유형과 개수를 줄이려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DIA가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미 정보 당국은 북한이 65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지만, 북한은 이보다 훨씬 적은 수의 핵탄두를 가졌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핵탄두와 핵시설의 수를 속여서 보고한 뒤, 보여주기식 핵폐기 쇼를 하고 실질적인 핵보유국으로 남겠다는 계산이란 것이다.

지금까지는 북한 영변의 핵 농축 시설 한 곳에서 수십개의 핵탄두용 핵물질을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 정보 당국은 2010년부터 '강선(Kangson)'에도 비밀 우라늄 농축 시설을 파악했고 이곳의 농축 규모를 영변의 2배로 보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미 NBC방송도 지난 29일 중앙정보국(CIA) 등 미국 관리들의 발언을 인용해 최근의 대화 분위기 속에서도 북한이 핵무기를 위한 농축 우라늄 생산을 늘렸다고 보도했다. 최신 정보 브리핑을 받은 한 관리는 "북한이 핵탄두를 줄인다거나 (핵물질) 생산을 중단한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며 "그들이 미국을 속이려 한다는 절대적으로 명백한(absolutely unequivocal) 증거가 있다"고 했다.

이날 WP와 NBC는 "상세한 (정보 당국의) 평가 내용은 (북한 내) 정보원을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정보 당국의 요청으로 보 도를 자제한다"고 했다. 그만큼 북한 내 깊숙한 곳에서 정보를 얻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미국이 북한을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경고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이날 "폼페이오 장관의 본격적인 비핵화 협상에 앞서 미국이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 이 같은 보고서를 작성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본격적인 협상 힘겨루기가 시작된 것"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7/02/201807020025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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