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 콕스 국제 구세군 대장, 한국구세군 110주년 기념 訪韓
"죽어가는 빈민 살리려 군대식 운영"
 

"저는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교단)의 수장은 아니지만 가장 큰 군대의 대장입니다."

국제 구세군(Salvation Army) 안드레 콕스(Cox·64) 대장(General)이 한국구세군 개전(開戰·선교) 110주년을 맞아 방한해 27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구세군은 영국 감리교 목사 윌리엄 부스가 1865년 런던의 빈민가에서 창립한 개신교 교단. 초창기부터 군대식 제도를 도입해 성직자는 사관(士官), 국가의 최고 책임자는 사령관, 개별 교회는 영문(營門), 교구는 본영(本營), 국가별 단위는 군국(軍國)으로 부른다. 복장도 장교복 형태이며 교회 내 소임은 명령에 따라 정해진다. 대부분 부부가 함께 사관으로 목회활동을 한다. 선교를 시작하는 것도 개전(開戰)이라 부른다.

안드레 콕스 국제 구세군 대장은 “구세군의 역할은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안드레 콕스 국제 구세군 대장은 “구세군의 역할은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장련성 객원기자

콕스 대장은 구세군이 군대식 조직을 갖게 된 배경에 대해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리기 위한 실용적 목적 때문"이라고 말했다. 19세기 중반 산업혁명의 여파로 도시 빈민이 늘어나 가난과 기아, 질병으로 죽어갈 때 한가하게 회의하고 토론하고 예배드리는 통상적 종교 조직으로는 이들을 구할 수 없어 군대식 조직을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자원봉사 군대'로 부르다 아예 정식 군대식으로 바꿨다고 한다. 현재 전 세계 130개국, 교회(영문) 1만7000곳, 사관(성직자) 3만명, 구성원 200만명, 사회시설 2만6000곳에 이른다. 한국에는 1908년 진출했다. 콕스 대장은 "초창기엔 엄격한 상명하복 조직이었지만 요즘은 의견을 모으기 위해 회의와 토론도 하는 점이 변화"라고 말했다.

일반인에겐 주로 연말 자선냄비로 알려졌지만 국내에도 영문 250개, 사관 830명이 활동하며 보육원, 어린이집과 미혼모·노숙인 시설 등 사회복지시설도 150개 운영하고 있다. 한국구세군은 몽골과 캄보디아 선교에도 나서고 있다. 27일 오전 미혼모 시설과 어린이집을 방문한 콕스 대장은 "어린 미혼모가 아기를 키우겠다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회적 편견에 맞서는 용기에 감명받았다"며 "어린 엄마가 용기를 잃지 않도록 하는 등 어려운 이웃을 돕는 분들이 구세군의 영웅들"이라고 말했다.

종교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 콕스 대장은 그 원인으로 물질주의와 세속주의의 영향을 꼽으며 "기도하면 물질적 풍요를 받을 수 있다는 식의 '번영의 복음'은 물질주의를 부추긴다"고 비판했다. 그는 "다양한 이유로 세계를 나누고 쪼개려는 움직임이 이어지는 현대 사회에서 교회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고 서로 협력 해야 한다"며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이 하는 말대로 실제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998년 북한 주민들이 기아로 고통받을 때 염소우유 요구르트 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두 차례 방북한 바 있다. 콕스 대장은 "과거 방북했을 때 어린이들과 노인들의 영양상태가 심각했다"며 "북한이 개방하면 전 세계 구세군 역량을 모아 북한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6/28/201806280044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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