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는 "유머감각 갖춘 리더"
후속 협상용으로 띄우는 동시에 비핵화 전까지 압박 의지 재확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23일(현지 시각) 잇따라 북한 김정은을 "똑똑하다" "유머 감각이 있다"고 치켜세웠다. 북한을 비핵화 후속 협상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되지만 잔인한 독재자에 대해 지나치게 비위를 맞추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네바다주(州)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미·북 정상회담 결과를 자랑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훌륭한 궁합(chemistry)을 가졌고 잘 지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정은은 똑똑한 터프 가이이고 훌륭한 협상가"라며 "그(김정은)가 북한의 엄청난 미래를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방송된 미국 TBN 인터뷰에서도 '김정은을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김정은은 신뢰를 넘어선 그의 나라와 그의 가족을 위한 것을 고려하고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부동산 입지 측면에서 믿기지 않을 정도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고, 그(김정은)는 그것으로 무언가를 하기를 바라는 것 같다"고 했다. 사회자가 '아파트를 (북한) 해변에 지을 수도 있느냐'고 하자 "물론이다. 우린 매우 잘할 것이다"고도 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이날 MSNBC 인터뷰에서 김정은에 대해 "그는 유머 감각이 있고 서구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며 "그래서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가 이 쇼(인터뷰)를 볼 것이라고 자신한다"며 "그는 미국인들이 말하는 것을 보고 있다"고 했다. 김정은이 은둔의 독재자가 아니라 국제사회의 동향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뜻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미국의 대북 제재 행정명령 6건의 효력을 1년 연장했다. 북한 주요 인사와 기관의 자산을 동결하고, 국외 노동자 송출과 광물 거래를 금지해 북의 돈줄을 죄는 내용이다. 1년 단위로 갱신해야 하는 행정명령의 특성상 거쳐야 하는 형식적인 절차지만, 비핵화 전까지 북한을 압박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6/25/201806250018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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