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을 할 때 전용차 등을 실어날랐던 북한 화물기가 19일 베이징 공항에 도착해 김정은이 세번째 중국 방문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김 위원장이 이르면 19일 비행기로 베이징에 도착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방중을 통해 북한은 미·북 정상회담에서 얻어내지 못했던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확실한 지지를 약속받고자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중국은 변화하는 미·북간 관계에서 영향력을 잃지 않기 위해 북한과의 관계를 다질 것으로 보인다.
 
2018년 5월 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 주석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신화통신

◇ 김정은 세 번째 방중…대북제재 완화 지지 요청

이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김정은이 이르면 19일 비행기로 베이징에 도착할 수 있도록 관계 기관이 경비 체제를 조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이번 주 예정된 미·북 고위급 후속 협의를 앞두고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대미 협상 정책을 사전 조율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은 시 주석에게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확실한 지지를 요청할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예상했다. 지난 12일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체제안전 보장과 한미군사훈련 중단을 약속받았지만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언급은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가 실현될 때까지 대북제재 해제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일정 수준에서 대북제재를 완화할 수 있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 미·북 정상회담이 끝난 후 중국 외교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북한이 준수하고 존중한다면 관련 제재를 일시 중지하거나 해제하는 등의 조치를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의 회담에서도 중국은 대북제재에 대해 미묘한 입장을 드러냈다. 왕 외교부장은 ‘북한이 비핵화를 할 때까지 대북제재를 약속할 것인가’는 기자의 질문을 폼페이오 장관에게 넘기며 입장을 유보했다.
 
2018년 6월 14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을 가졌다. /마이크 폼페이오 트위터
◇ 변화하는 미·북 관계…中 영향력 약화 우려

이번 김정은의 방중을 어느 쪽에서 요청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국도 북한과의 만남을 통해 ‘차이나 패싱(중국을 대화에서 배제)’ 논란을 잠재우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차이나 패싱’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중국도 이를 의식한 듯 지난 3월과 5월 최근 3개월 사이 김정은을 두 차례나 만나 대미 문제를 논의하며 영향력을 과시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 CIA(중앙정보국) 출신의 한 분석가를 인용해 “중국이 미·북 정상회담 내용과 관련해 매우 심각한 우려를 품고 있을 것”이라며 “미·북간 대화가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 중국은 북한이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 동맹에 동참하는 문제에서 “대규모 전략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수미 테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은 이 번 세 번째 방중에서 시 주석에게 지난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 내용을 브리핑하고, 중국이 북한 외교에 더 깊게 관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그는 북한이 최근 세 번이나 중국을 방문한 것과 관련해 “김정은의 최근 외교 활동은 중국과 전화 통화를 하는 것보다 자주 만나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6/19/2018061901391.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