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국방부 “UFG 연습의 모든 계획활동 유예”
UFG 중단, 1990년 걸프전 이후 처음
미북 대화 지속시 내년 3월 KR·FE 훈련도 중지 가능성

우리와 미국의 군 당국은 올해 8월로 예정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미북대화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일시 중단한다고 19일 밝혔다. UFG 연습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한 정례 한미 연합훈련으로, 이 훈련이 일시 중단된 것은 1990년 이후 28년 만이다.

한미 군 당국이 UFG 연습과 함께 북한과의 전면전을 가정해 실시하는 3대 훈련인 키리졸브(KR) 연습과 독수리(FE) 훈련 역시 미북 양국 간에 비핵화 이행조치 논의가 계속되는 동안에는 일시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미 국방부는 19일 “한미는 긴밀한 공조를 거쳐 8월에 실시하려고 했던 방어적 성격의 UFG 연습의 모든 계획활동을 유예(suspend)하기로 했다”며 “추가적인 조치에 대해서는 한미 간 계속 협의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양국 국방부는 이어 “후속하는 다른 (한미 군사) 연습에 대한 결정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후속 연습’은 키리졸브(KR)와 독수리(FE) 훈련 등이다.

UFG 연습 일시중단은 28년 만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 1990년 이라크-쿠웨이트 전쟁(걸프전)에 참전하면서 당시 UFG 연습의 전신이던 UFL(을지포커스렌즈) 연습을 중단한 적이 있다.
 
지난 2017년 8월 열린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의 일환으로 열린 육군 55사단 기동대대 공중강습훈련. /연합뉴스

◇ 북한 ‘단계별 동시행동’에 주목...미사일 엔진 시험장 주목

이번 결정은 군사적 측면에서 미국의 대북 적대 행동을 해소하는 첫 조치로, 북한의 안보 우려를 해소하는 동시에 비핵화 이행 조치에 속도감을 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단계별 동시행동’ 원칙을 강조해온 북한이 어떤 종류의 비핵화 후속 조치를 이행할지 주목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12 미북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했다는 탄도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기 등의 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정부 관계자는 “연합훈련은 한미동맹을 유지하는 중심축 가운데 하나다”라며 “연합훈련 일시중단은 쉬운 결정이 아니기 때문에, 북한도 비핵화 이행을 위한 상응 조치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평북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근처 등 핵심 전략시설들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UFG, 1954년 이후 지속...전면전 가정한 대표적 연합훈련

UFG 연습은 한반도 전면전을 가정한 대표적인 한미연합훈련 중 하나다. 매년 8월 하순 열리는 '워게임(war game)' 형식의 지휘소훈련(CPX)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 때문에 지난 12일 미북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UFG 명칭을 직접 지칭하거나 연합훈련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워게임(war games)’이라는 표현을 쓴 것으로 보인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북한과) 매우 포괄적이고 완전한 합의를 협상하는 상황에서 워 게임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매우 도발적인 상황이기도 하다”고 했다.

UFG 연습은 지난 1954년부터 유엔사가 주관하던 포커스렌즈 연습과 지난 1968년 1·21사태(박정희 대통령 암살 미수)를 계기로 시작된 범정부 군사지원 훈련인 을지연습을 통합해 만들어졌다. 지난 2008년부터 UFL 연습에서 UFG 연습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UFG 연습에는 매년 정부 행정기관, 주요 민간 동원업체, 군단급 이상 육군부대, 함대 사령부급 이상 해군부대, 비행단급 이상 공군부대, 해병대사령부, 주한미군, 전시증원 미군 전력이 참가했다. 이중 지난해 참가한 미군 규모는 해외 증원군 3000명을 포함해 1만7500명 정도다.

◇ 또다른 ‘워게임’인 KR 연습도 중지 가능성

한편 미북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또다른 ‘워게임’인 KR연습과 연달아 열리는 FE 훈련도 중지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KR 연습 역시 워게임 형식의 지휘소훈련이다. KR 연습은 매년 3월 실시되는데, 연합방위태세 점검과 전쟁 수행절차 숙달에 중점을 둔다. KR 연습이 끝나면 개최되는 FE 훈련은 실제 병력과 장비가 움직이는 야외기동훈련(FTX)이다.

일단 한미 군 당국은 한반도 전면전을 가정한 또 다른 대규모 연합훈련인 KR 연습과 FE 훈련 등 후속 연습에 대한 결정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과 비핵화 대화가 내년까지 계속될 경우 3월 예정인 KR 연습과 FE 훈련도 일시 중지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협상 기간 워게임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 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협상 기간 ‘워게임’(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는 것은 나의 요구(request)였다”며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희망하지만, 만약 협상이 결렬되면 즉시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KR 연습의 전신격인 팀스피릿 훈련이 지난 1992년에는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중단된 전례도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6/19/201806190135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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