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北정상회담 이후]
NYT "美사업가가 중재… 쿠슈너, 당시 CIA 국장이던 폼페이오에게 北 의사 전달"
 

미·북 정상회담은 지난해 북한이 싱가포르 주재 미국 사업가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제러드 쿠슈너와 비밀 채널을 구축하면서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17일 "북한 최고위급 관리가 지난해 여름 싱가포르 주재 미국 사업가인 가브리엘 슐츠에게 부탁해 쿠슈너 선임고문과 막후 채널을 구축했으며, 이는 미·북 정상회담의 성사에 도움을 줬다"고 보도했다. 가브리엘 슐츠는 광산업 재벌가 후손으로 'SGI 프론티어 캐피털'이라는 회사를 운영하면서 에티오피아·몽골 등 저개발국가 개발사업을 진행해온 사업가다. 그는 북한도 사업 관계로 여러 차례 방문했으며,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6년 대북제재가 본격화하기 전까지 북한과 여러 건의 소규모 개발사업을 진행했다.

슐츠는 지난해 북한의 한 최고위급 관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을 추진할 비밀 채널(back channel)을 찾고 있었다고 NYT에 밝혔다. 가족 왕조가 지배해온 북한의 특성상 대통령 일가인 쿠슈너야말로 그의 장인(트럼프)과 직접 소통이 가능한 인물이라고 북한 당국자들이 판단했다는 것이다. 슐츠는 트럼프 가문이 몇 해 전 아시아 지역에서 사업 기회를 모색할 때 만나 안면을 익힌 사이였다.

북한 측의 요청을 받은 슐츠는 쿠슈너를 만나 북한의 대화 의사를 전달했다. 쿠슈너 선임고문은 자신이 직접 북한과 대화에 나서는 대신 당시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고 NYT는 전했다. 당시 쿠슈너는 렉스 틸러슨 당시 국무장관과 사이가 나빴고, CIA 국장이던 마크 폼페이오 현 국무장관과는 매우 친밀했다는 점이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실제로 폼페이오 장관은 CIA 국장 재임 막판까지 북한 김영철 통일전선부장과 미·북 정상회담을 위한 막후 접촉을 벌여왔다. 백악관과 CIA는 이날 NYT 보도에 대한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NYT는 "슐츠 외에도 지난해 10여명의 인사가 '북한 고위층과 인맥이 있다'며 미·북 정상회담 중재역을 맡겠다고 국무부에 연락했으나 대부분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6/18/201806180026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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