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北정상회담 이후]
韓·美·日 외교장관 회견서 밝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14일 외교부에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모두 발언에서 "미국, 한국, 일본이 계속해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북한의 비핵화(CVID)를 달성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전 세계는 안심해도 된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발표된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CVID 표현이 빠졌다는 비판을 의식한 발언이었다. 곧 북한과 후속 협상에 나서야 할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협상만 하며 시간을 끌었던 과거의 실수를 어떻게 반복하지 않을 수 있나'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과거의 실수라면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기 전에 경제적·재정적 지원을 제공했던 것"이라며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마이크 폼페이오(왼쪽) 미 국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마이크 폼페이오(왼쪽) 미 국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북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지난 13일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연합뉴스
폼페이오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와 '제재 완화'의 순서에 대해 아주 분명히 밝혔다"며 "완전한 비핵화를 했을 때만 제재가 완화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도 이번에는 순서(sequence)가 달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김 위원장은 비핵화를 마치는 타이밍의 시급성을 이해하고, 비핵화를 빨리해야만 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우리는 믿는다"고 했다. 그는 "(대북 제재가) 유엔 제재란 점을 상기해야 한다"면서 "북한이 완전히 비핵화됐다고 우리가 입증할 수 있을 때까지는 제재 완화가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비핵화에는 '검증'이 들어가며 그것이 중심"이라고 하면서도, 구체적 방법은 언급하지 않았다. 기자회견 후 중국을 방문한 폼페이오 장관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만난 뒤 "우리는 대북 제재 해제는 반드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진 다음에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확실히 했다"고 말했다. 회담 모두발언에서 그는 "북한의 비핵화가 달성되지 않을 위험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했다.

이날 회견에서 강 장관은 "폼페이오 장관과 나는 올해 65주년을 맞은 한·미 동맹은 어느 때보다도 굳건하며, 한반도의 도발 억지(deterrence)와 평화·안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온 주한 미군이 앞으로도 그런 역할을 계속해 갈 것이라고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궁극적 주한 미군 철수' 발언의 파문을 최소화하기 위한 말이었다.

강 장관은 "폼페이오 장관, 고노 외무상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영구적 평화'를 위해 빛 샐 틈 없는 공조를 계속하기를 고대한다"고 했다. 이날 폼페이오 장관과 고노 외무상은 'CVID'를 각각 한 번씩 언급했지만, 강 장관은 이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고노 외무상의 어조는 한·미 두 장관보다 강경했다. 고노 외무상은 "이것은 북한이 모든 대량 살상무기와 모든 사거리의 탄도미사일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게 폐기함으로써 지역의 평화와 안정이란 우리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어렵고 중대한 과정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고노 외무상은 "미국이 북한의 안전 보장 제공 문제를 논의할 때 북한이 비핵화 공약을 충족하는 확고한 조치를 하는지를 주의 깊게 감시할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6/15/20180615002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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