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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 1시간30분前 폼페이오·김영철 회동… 몸단 미국이 물러섰다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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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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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2 美北정상회담]
 

강인선 기자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기 직전인 12일 오전 7시 반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긴급 회동을 했던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미·북 정상회담 공동선언문에 담길 비핵화 원칙 최종 조율을 위해서였다. 백악관의 한 관계자는 이날 회담이 임박했는데도 공동 합의문에 대한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정상회담을 6시간 앞둔 12일 새벽 3시쯤 폼페이오-김영철 채널 가동이 전격 결정됐다고 전했다.

성 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지난달 말부터 판문점에서 미·북 정상회담 의제 조율 실무협상을 진행해 왔다. 미·북 실무협상팀은 회담 하루 전인 11일 싱가포르 리츠 칼튼 호텔에서 공동선언 문구를 둘러싸고 오전과 오후 두 번 협상을 시도했다. 하지만 북한 측은 미국이 주장하는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거부하며 버텼다. 대신 판문점 선언에서 언급한 대로 포괄적인 비핵화 원칙을 담자고 주장했다.

정상회담 과정을 잘 아는 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때 북한 측이 먼저 '고위급 회동'을 제안했다고 한다. 미·북 정상회담 국면을 열어온 폼페이오-김영철 라인을 가동해 보자고 한 것이다. 미국 측은 이에 즉시 응하지 않았다. 대신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후 싱가포르에 있는 백악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CVID만이 우리가 받을 수 있는 결과"라고 주장했다. 완강하게 CVID를 거부해 온 북한 협상팀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들렸다.

그날 밤 '성 김-최선희 회동'이 한 번 더 열렸다. 하지만 여전히 진전은 없는 듯했다. 한 호텔 투숙객에 따르면, 최선희 부상은 밤늦게 어두운 표정으로 숙소인 세인트레지스 호텔로 돌아왔다고 한다. '21세기 최고의 역사적인 담판'이 될 것이라던 미·북 정상회담이 공동선언 한 장 없이 끝날 위기에 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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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현지 시각)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미·북 정상회담 공동합의문 서명식을 앞두고 한 테이블에 앉아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폼페이오-김영철 회동이 급박하게 결정된 것은 12일 새벽 3시쯤이었다. 정상회담 개최가 채 두 시간도 남지 않은 오전 7시 반쯤 폼페이오와 김영철이 회담 장소인 카펠라 호텔에서 만났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공동선언 문구에 대한 최종 합의가 이뤄졌다고 한다. 결국 물러선 것은 미국이었다. 비핵화와 관련해 CVID에서 'VI(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가 빠진 '완전한(complete) 비핵화'라는 포괄적 원칙만 합의문에 담았다. 대신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후속 협상을 빠른 시일 내에 하기로 했다. 공동선언에 담지 못한 부분에 대한 보완 작업을 예고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4일엔 북한 측의 잇단 대미 도발 발언에 "현 상황에서 정상회담은 부적절하다"면서 회담을 전격 취소해 북한을 몰아세웠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미국 측 협상팀은 당초 목표인 CVID에는 한참 못 미친 '완전한 비핵화'에서 사전 협상을 마무리했다. 북한을 벼랑 끝으로 몰아세워 미국이 원하는 바를 끌어내기보다는 '안전한' 선택을 한 것이다. 워싱턴의 한 한반도 전문가는 "미국이 CVID를 강조하면 할수록 북한 입장에선 CVID를 받는 것이 마치 '항복'하는 것처럼 느껴져 협상이 더 어려워졌을 수 있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기자회견에서 "CVID는 핵심 의제가 아니었다. 시간이 없어서 공동성명에 담지 못했다"고 했다. '시간이 없다'는 것은 이날 오전 폼페이오-김영철 만남에서 그 이상을 결정할 시간은 없었다는 뜻으로 보인다.

정상회담 준비 과정을 잘 아는 한 워싱턴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의 정상회담 선물 보따리는 원래 더 풍성했다. 북한이 비핵화의 범위와 시간표 등을 공동선언에 포함시키는 것을 전제로, 종전 선언도 준비한 상태였다고 한다. 서류를 만들어 서명만 할 수 있게 준비했다는 것이다.

정상회담 일정도 12일 오찬 후 추가 회담과 13일 회담 가능성까지도 열어뒀다. 하지만 11일 밤 백악관은 12일 당일 회담과 기자회견 일정까지 결정해 발표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6/14/201806140031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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