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첫 정상회담에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2일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 알아야 할 10가지 쟁점을 정리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① 미국과 북한의 관계는

미국과 북한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서로에게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는 등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 김정은 위원장은 올초 신년 인사를 통해 북한의 핵무기가 완성됐다고 발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최대 수준의 제재’를 알렸다.

그러다가 김 위원장은 평창 동계 올림픽에 북측 대표단을 보내는 등 남·북 해빙 무드를 조성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북측의 화해 제스처는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판문점 정상회담’으로 절정에 달했고, 문 대통령은 미·북이 직접 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선에 나섰다. 김 위원장의 뜻을 전달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미·북 정상회담 개최 의사를 밝혔다.

② 정상회담 참여자는 누구인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34살 북한 수장으로 절대 권력을 가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 것만으로 북한은 국제 사회에서 정상 국가로 인정받는 기회를 받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예측불가한 성향을 가진 미국 대통령으로 현재 각종 스캔들로 정치적인 위기에 처했고,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 문 대통령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 참석하지는 않지만, 북한의 의사결정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미·북 정상회담의 실무 협상자다. 지금까지 김정은 위원장을 두차례 만나는 등 대북 정책 최전선에 있다.

김여정: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 김 위원장의 사절단으로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석했고,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는 자리에 모두 배석했다.

③ 미·북 정상회담의 안건은

미·북 정상회담의 목표는 하나. 바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것이다. 지난 9월 풍계리 핵실험 이후 김정은 위원장은 핵무기 개발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국제 단체들은 북한의 인권 문제 등도 정상회담에서 다뤄주기를 요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핵 이외의 문제를 거론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④ 비핵화 논의의 쟁점은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정의는 다르다. 미국은 북한이 즉각 핵무기를 없애고, 핵탄두를 해외로 보낸 뒤 국제 전문가로부터 사찰 받기를 원한다. 즉,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이다.

그러나 북한은 단계적인 비핵화를 원한다. 제재 해제를 시작으로 경제 원조, 평화 협정 등 미국의 도움을 받을 때마다 비핵화를 천천히 진행하고자 한다.

⑤ 트럼프와 김정은이 왜 싱가포르에서 만나나

정상회담의 모든 절차는 외교적 의미를 갖는다. 미국 대통령이 판문점을 방문한다면, 북한에 대한 지나친 배려라고 미국 관료들이 해석할 수 있다. 싱가포르는 미국과 북한 모두와 우호적인 국가이기 때문에 중립적인 국가로 볼 수 있다.

⑥ 어떤 결과가 나올 수 있나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취소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회담 가능성을 언급할 때만해도 “바로 무언가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아울러,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를 서둘러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최근 “대북 제재를 없애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하는 한편 “회담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더 강한 제재를 추가할 수도 있다”고 했기 때문에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이밖에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전쟁의 종전 선언을 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중국이 한국 전쟁의 휴전 협정 서명국이었기 때문에 이 문제는 복잡해질 수 있다.

⑦ 만약 정상회담이 실패한다면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양자택일을 강요한다면 정상회담이 어그러질 수도 있다. 예컨대, “핵무기를 당장 포기하면 평화와 번영을 줄 것이고,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북한 정권을 위험하게 할 것”이란 식으로 협박할 수 있다.

다만, 싱가포르 회담이 실패한다고 해서, 미·북 협상의 끝은 아니다. 만약 이번 회담이 잘 마무리되지 않는다면, 북한은 한국과 중국에 더 많은 협력을 요구할 수 있고, 이후 또다른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

⑧ 중국의 역할은

중국은 공식적으로 미·북 정상회담 참여국이 아니지만, 끊임없이 회담의 일부가 되고자 노력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10일 중국 항공기를 타고 싱가포르에 도착한 사실은 중국이 북한을 지지한다는 외교적 의미를 갖는다. 김 위원장은 회담이 열리기 전 두차례 방중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났고 지난 3월 시 주석은 “중국은 어떤 상황에서도 북한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⑨ 북한이 가진 무기는 무엇인가

평양의 무기고에 대한 전문가들의 예측은 다양한다. 지난해 9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감지된 무기의 파괴력은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한 폭탄의 16배에 달한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지난해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북한에 60종 이상의 핵무기가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핵무기 외에도 북한은 2500~5000톤 이상의 화학 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 졌다.

⑩ 미국이 가진 무기는 무엇인가

트럼프 대통령은 수차례 미국의 핵무기가 북한의 핵무기보다 훨씬 강하다고 발언해왔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미국은 1393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도 장거리 폭격기, 잠수함 등 파괴적인 힘을 가진 각종 무기들을 가지고 있다. 미국은 1990년대 한국에서 전술 핵무기를 철수했기 때문에 서울에는 핵무기가 없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6/12/201806120091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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