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트럼프 대통령과 40분 통화 "기적과 같은 성과 만들길 기원"
폼페이오 내일 방한… 외교회담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은 미·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1일 "북핵 문제가 정상 간 회담 한 번으로 일거에 해결될 수는 없다"며 "두 정상이 물꼬를 연 후에도 완전한 해결에는 1년이 될지, 2년이 될지, 더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는 긴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미·북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그(북핵 해결) 과정이 완결될 때까지는 남·북·미의 진정성 있는 노력과 주변국의 지속적 협력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긴 호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이번 1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에도 '북핵의 완전한 해결'까지 여러 번의 회담과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오후에는 싱가포르에서 미·북 정상회담을 준비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40분 동안 전화 통화를 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서 기적과 같은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한국 국민은 마음을 다해 기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회담 직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한국으로 보내 회담 결과를 자세히 설명하고, 앞으로 회담 결과를 실현하기 위한 한·미 간 공조 방안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과 상의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외교부는 폼페이오 장관이 13~14일 방한해서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같은 기간 한국에 올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한·미·일 외교장관회담도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미·북 정상에 대해 "두 지도자의 과감한 결단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오는 것이 가능했다"며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염원하는 전 세계인의 바람이 실현될 수 있도록 두 지도자가 서로의 요구를 통 크게 주고받는 담대한 결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미·북 정상회담에 기대를 걸면서도, 비핵화와 북한 체제 보장 간의 '일괄 타결'보다는 그 문제가 여러 번의 회담을 통해 해결될 수 있는 장기적 과제임을 강조했다.

청와대는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 직후만 해도 '남북 정상회담→미·북 정상회담과 비핵화 합의→남·북·미 정상회담과 종전 선언'이라는 구상을 갖고 있었다. 청와대가 '속도'를 강조했던 것도 이런 과정이 장기화할 경우 북핵 문제의 '실패한 과거'를 되풀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미·북 간 실무 협의 과정에서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와 비핵화 속도를 둘러싼 이견이 노출되면서 전망은 '일괄 타결'보다는 '여러 번의 회담'으로 분위기가 미묘하게 바뀌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북핵 문제의) 완전한 해결에 긴 과정이 필요하다"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청와대도 싱가포르 회담의 '유동성'을 언급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이번 북·미 정상회담은 실무진에서 모두 다 세팅한 뒤에 정상이 의례적으로 마지막 도장을 찍는 그런 회담이라기보다는 두 지도자가 서로 얼굴을 맞대고 진솔한 얘기를 하면서 마지막 담판을 짓는 그런 성격이 더 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마주 앉은 그 자리에서 어떤 '거래'가 성사되느냐에 따라 회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6/12/201806120027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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