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현지 시각)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공동성명에 대한 지지 의사를 갑작스럽게 철회한 것은 미·북 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유약한 태도를 보이지 않기 위한 조치였다는 게 커들로 위원장의 설명이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G7 공동서명 지지 철회와 미·북 정상회담을 연결 짓고 있다. /CNN

커들로 위원장은 10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G7 공동성명을 승인하지 않은 것은 미·북 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캐나다 총리가 자신을 압박하는 것을 내버려 두지 않은 것”이라면서 “그는 북한과의 협상 과정에서 어떠한 유약함을 보이는 것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G7 정상회의 개최국인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지난 9일 폐막 기자회견을 열고 “보호무역주의와 관세장벽을 배격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폐막 전 싱가포르로 출발한 트럼프 대통령은 비행기에서 트위터에 돌연 공동성명에 서명하지 않겠다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뤼도 총리를 겨냥해 “매우 부정직하고 약해 빠졌다”면서 분노를 표출하는 한편, “미국으로 밀려들어 오는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를 검토 중”이라고도 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난 9일 막을 내린 G7 회의에서 팔짱을 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응시하고 있다. /조선일보 DB

커들로 위원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동맹국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미·북 정상회담을 더 지지해줬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맹국들이 (북한의) 미치광이 핵 독재자와 협상을 하는 당신(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합니다’라고 해줬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유약함을 보여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싱가포르로 출발하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이 이번 정상회담에 진정성이 있는지 아닌지 아는 데 얼마나 걸리겠느냐는 질문에 “얼마나 걸릴 것 같은가? 1분 안에 난 알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의 저서 ‘협상의 기술’ 대로라면 트럼프 대통령은 첫 대면 직후에는 웃지 않고 강한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6/11/201806110028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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