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0일(미국 시각)에도 미 여야는 대북 군사행동 필요성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여당인 공화당의 대북 강경파 의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원하는 수준의 비핵화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군사 옵션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표적 대북 강경파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10일(현지 시각) ABC뉴스의 시사 프로그램 ‘디스 위크’에 출연해 대북 군사 옵션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북 군사행동 준비를 조언해 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협상 후 나올 수 있는 결과는 3가지라고 봤다. 하나는 양측이 ‘윈-윈’하는 해법인 평화, 다른 하나는 미국이 북한 정권을 파괴하고 무력으로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시키는 군사력, 마지막은 과거와 같은 미국의 굴복이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10일 ABC뉴스의 시사 프로그램 ‘디스 위크’에 출연해 대북 군사 옵션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BC뉴스

그는 “도널드 트럼프는 굴복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단 두 가지 옵션, 즉 평화 또는 전쟁만 남는다”고 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민주당에 외교가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대통령의 무력사용권(AUMF)을 승인해줄 것을 촉구했다. 무력사용권은 임박한 위협에 대응해 먼저 공격을 명령하고 나중에 의회에 통보할 수 있는 대통령의 권리다.

그레이엄 의원은 민주당 동료 의원들을 향해 “외교가 실패하면 북한과 중국에 이번엔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미로 최후의 수단으로서 군사력 사용 승인을 지지해달라”고 했다. 그는 “외교가 실패하면 최후의 수단으로서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이 군사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놔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좋은 거래를 얻어내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레이엄 의원은 북한과의 협상이 외교적 결실을 맺을지 판단하는 데는 1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화요일(6월 12일)에 합의가 나올 거라 기대하지 않으며, 단지 그날 과정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북한과 협상이 효과가 있을 지 1년 정도 후에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부터 1년 후에 완료될 거라 기대하는 것은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과 미사일을 해체하고 모든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제거하는 협정”이라며 “우리는 북한이 또 시간을 끌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레이엄 의원의 발언이 알려진 후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무력사용권이나 대북 군사 행동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밥 메넨데즈 민주당 상원의원은 10일 ABC뉴스의 시사 프로그램 ‘디스 위크’에 출연해 대북 군사행동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ABC뉴스

상원 외교위 소속인 밥 메넨데즈 민주당 상원의원은 같은 프로그램에서 북한에 대한 무력사용권을 승인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그는 “나는 평화를 위한 길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기 전에는 대통령에게 무력사용권을 승인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했다.

상원 외교위 소속 에드 마키 민주당 상원의원은 한반도 문제에 군사적 해결법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CBS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북한은 핵무기를 갖고 있고 미국도 핵무기를 갖고 있다. 이 상황은 미국과 이란의 경우와는 다르다. 이란은 핵무기를 갖고 있지 않았다. 이라크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북한에 군사 행동을 하면) 파멸적인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상원 정보위 소속 다이앤 파인스타인 민주당 상원의원은 외교 해법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CNN의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에 출연해 “북한은 미국에 분명한 위험이 되고 있으며 이 문제를 풀 유일 한 방안은 함께 앉아서 합의를 이뤄내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이 이렇게 하도록 유인책을 줘야 한다”고 했다.

메넨데즈 의원을 포함해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리차드 더빈 의원 등 민주당 상원 지도부는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영구 폐기와 검증이 이뤄지기 전에 대북 제재를 해제해선 안 된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6/11/201806110053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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